잘 쉰다는 것

사바아사나

by 이일영

요가 시퀀스 중 가장 마지막은 사바아사나이다.

모든 아시나를 끝내고 몸에 휴식을 주는 자세로 한글로는 송장 자세라고 하는 아사나.

다른 아사나들에 비하면 아주 쉬워 보이는 이 자세가 수련을 거듭할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내가 잘 쉬지 못한다는 반증이겠지.


운동으로서 요가를 대하던 시절에는 이 사바아사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드디어 시퀀스가 끝났구나 하는 마음에 제대로 된 휴식 없이 일어나기 바빴다. 요가를 지속하면서 이건 마음수련이구나를 느끼는 순간부터 이 사바아사나를 잘해야 되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빠졌던 호흡을 가다듬고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몸이 나른하게 풀어지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진정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달까.


오래전 만났던 요가 선생님은 사바아사나 자세에서 꼭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간에 힘을 푸세요.'


처음 들었을 때는 이 말이 너무나 신선했다. 눈 사이에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는데 선생님의 말을 듣는 순간 항상 미간에 힘을 주고 있었구나를 알 수 있었다. 그날 이후로 마음이 불안할 때면 의식적으로 미간에 힘을 풀어보려고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섯 번의 호흡.


요가 시퀀스를 하는 동안 기본 호흡은 다섯 번이다. 그 다섯 번의 호흡이 마음을 얼마나 가라앉혀주는지 신기할 다름이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사바아사나를 잘하지 못한다.

여전히 요가 시퀀스가 끝난 후 급하게 일어설 때가 많고 아차 싶은 날이 많지만.

마음이 괴로운 날 미간에 힘을 푸는 것은 종종 기억해 낸다. 그저 그곳에 의식적으로 힘을 푸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이 된다.


내 뜻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은 세상사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방법을 아는 것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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