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투랑가단다아사나Chaturanga Dandasana
꽤 오랫동안 수련을 하고 있지만 전혀 늘지 않은 것이 바로 차투랑가 단다아사나 였다.
상체에 힘이 없고 팔힘은 더 없고 복근도 없다 보니 팔로만 버티는 동작들은 아직도 잼병이다.
후들후들 떨리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차투랑가 자세에서 철퍼덕 하며 배로 뚝 떨어지는 것이 부지기수.
수리야나마스카라를 싫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이 차투랑가 때문이기도 하다.
정통 요가에서는 보통 생리기간에 수련을 금지한다.
매일 수련이 쉽지 않으니 공식적으로 쉴 수 있는 그 시간을 나는 조금 즐기는 편인데 이번 달은 어쩐지 좀이 쑤셔서 생리 끝무렵이 다가오는 날 매트 위에 섰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준비운동부터 시작했는데.
첫 번째 수리야나마스카를 시작하고 차투랑가로 넘어가는 순간.
부드럽게 이어지더니 팔을 몸통에 붙인 상태에서 그대로 널빤지 자세까지 어려움이 없었다. 그다음 처음으로 배로 떨어지지도 않고 무릎을 대지도 않은 상태였는데 아주 부드럽게 팔로만 몸의 무게를 지지한 채 우드르바 무카 스바나아사나로 넘어갔다. 어어 하는 사이에 수리야 한 바퀴가 끝나고 이어지는 4번의 수리야나마스카라에서도 차투랑가가 아주 잘 되었다. 여러 요가 선생님들이 보여주셨던 자세 그대로 배로 떨어지지도 않고 무릎으로 힘을 분산시키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팔을 몸통에 붙인 채로 그대로 내려와서 몸 앞면이 땅에 닿지 않은 상태로 앞벅지에 힘을 주고 몸을 살짝 앞으로 뺏다가 우드르바 무카 스바나아사나로 넘어가는 그 자세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는 것.
프라이머리 하프 시리즈를 하는 동안 모든 차투랑가를 이렇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자세였던 지라 수리야에서 성공한 것만도 아주 뿌듯했다.
처음 성공의 힘을 얻어서인지 이 날의 수련은 아주 좋았다.
아침 수련은 항상 뻣뻣하게 시작했는데 관절의 가동범위도 잘 나오고 전굴과 후굴 모두 만족할 만한 아사나가 완성되었다. 자세가 잘되니 호흡도 잘 따라와서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수련 끝나고 난 운동복에서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
수련 후 따뜻한 보이차 한 잔 끓여 마시는 순간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기분이 들었다.
차투랑가를 위해서 따로 연습하지도 않았고 아쉬탕가를 매일 수련하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 저절로 이루어졌다는 게 신기했다. 요가 선생님들은 항상 말씀하셨다.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몸이 준비되면 아사나는 저절로 따라올 테니 누구를 부러워할 것도 나를 탓할 것도 아니라고 그저 매일 매트 위에 서면 된다고. 성격이 급한 나는 언제나 잘하고 싶었고 함께 수련하는 도반들보다 동작을 먼저 완성하고 싶었다. 이런 나여서 당시에는 선생님들의 조언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오랜 시간 스스로 겪어보고 오늘처럼 이렇게 어느 순간 이뤄지는 것을 느껴보니 꾸준히 하는 게 답이라는 진리를 또 느끼게 된다.
나의 조급함, 성급함, 시기와 질투들을 잘 바라보고 다듬어 가면서 그저 매일 매트에 서는 것.
아사나를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요가 수련이라는 것을 이렇게 또 느끼게 된다.
오늘은 잘되던 동작이 내일은 또 안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며칠 수련을 쉬는 날이면 아주 기본적인 아사나들도 힘에 겨운 날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또 조급해져서 무리하게 수련을 하고 그러다 부상을 입고 후회를 할 수도 있다. 그런 날들 중에 오늘같이 기대하지 않았던 아사나가 무리 없이 이루어지던 날들을 꺼내봐야 할 것이다. 조급할 것 없이 그저 매일매일 꾸준히 하다 보면 선물처럼 그것이 이루어지던 날들.
살아내는 것도 이렇게 되길 바라본다.
그저 매일을 열심히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선물처럼 기적 같은 날들이 나한테 오기를.
삶이 힘들어서 괴로울 때 기적 같은 날들을 추억하면서 순간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야지
차투랑가를 성공한 오늘 수련은 만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