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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Jul 01. 2016

혼자 삶의 동질감

1인 가구 라이프 밥숟갈 하나,  서툰. 미호 출판사

 나는 둘이 산다.

 그리고 혼자 살기도 한다.


함께 사는 남편의 평균적인 귀가시간은 평일 밤  12시즈음,  주말 역시 출근, 혹 쉬는 주말은 침대에서 나올 생각도 없는 그에게 집은 잠 만 자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거의 혼자 삶이다.

 퇴근 후 혼자 밥먹고, 운동도 하고, 집안일도 하는 평일의 저녁일과를 모두 끝내고 오롯이 혼자서 TV를 보는 즐거움. 깨끗한 집. 적당한 포만감. 편안하게 뒹굴면서 TV 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이런 행복감을 어디에 비할 수 있으랴.


 사실 나는 결혼 후의 삶은 모두 알콩달콩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다.

 퇴근 후 함께 요리하고 주말이면 근교로 데이트도 나가고 희희낙락하는 일상들이 즐비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이렇게 나를 배신했다. 먹고 자는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으니까. 집을 하숙집처럼 사용하는 그분의 뒤치다꺼리까지 있었으니 내가 상상하던 결혼생활은 아니었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게 나쁘다고도 할 수는 없다.


1인 가구 Life 밥숟갈 하나에 나오는 것처럼 화장실에 갇혔을 때나 오랜 여행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아플 때는 그래도 동거인이 있으니 챙겨주리라는 믿음 같은 것들, 혹은 귀가가 늦은 시간에 집에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든든한 기분이 느껴졌다.  혼자 살면서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인데, 그래도 나는 동거인이 있으니 이런 건 다행이다 싶었다. 동거인이 있지만 혼자 사는 것과 같은 기분, 누구든지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어떤 날은 참 좋다.


  결혼 후에는 아니 결혼이라기 보다 내 공간이 생긴 후에는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주말에는 거의 약속을 잡지 않는다.

 깨끗하게 치워놓은 집에 맛있는 간식거리가 듬뿍이고 나 홀로 밀린 예능을 보는 기분은 정말, 지상 낙원이다!

평일 저녁 약속이 깨진 것도 예전 같으면 불같이 화를 냈겠지만, 지금은 사실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이 책의 저자처럼, 항상 혼자 있지만 또 나의 홀로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 꽤 기쁘니까.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공감대를 확실히 끌어내는 책이었다.

네이버 웹툰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 이라더니만 혼자 삶의 공감대가 이리도 반가울 줄이야.

혼자 삶 이외에도 여자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은 만화다.




 자취생, 혼자 삶, 1인 가구,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 중 나만 이렇게 사는 건가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다들, 이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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