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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영 Dec 01. 2016

오!!  봉 로망

좋은 소설만 모아놓은 서점이 개점했다.

서점 주인은 본인을 돈 많은 유한마담이라 칭하는 프란체스카와 소설에 몰두하는 이방이라는 사람이다. 이들은 저명한 작가들을 비밀리에 모으고 그들의 추천도서로 서가를 채운다. 오픈 시점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은 이서 점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알 수 없는 공격 세력과 위원 작가들의 습격 때문이었다.  누가.  왜 이들을  공격하는가!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음직한 서점이 아닐까 한다.  좋은 소설만 모아놓은 서점이라니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모자랄만한 곳이다.


신간은 없다.

대부분의 책은 고전이고 믿을만한 작가들이 추천한 책들로 이루어진다.  프랑스 문학이 주를 이루고 나머지는 해외문학이다. 그러니까 국내(프랑스)에서 출간된 좋은  혹은 훌륭한 소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거다.


 출판유통계에 몸담고 있지만 한 번도.  정말 단 한 번도 서점 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지만.  그런데 이런 서점이라면,  서점 직원이 입고될 도서에 개입하고 신간은 아주 소량에 한해서 자체 평가를 거쳐 입고 결정을 내린다.  우리가 팔 책은 우리가 알아야 한다는 주인이 있는 서점이라면,  독서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서점이라면 환영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서점이 아니라 마치 도서관 같다.


 굉장한 다독가들이고 정독가이면서 문학에 정통한 사람들이 만든 서점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서점들은 책 보다 멀티플렉스를 지향하는 것 같다.  서점인데 문구류가 더 많고 서가에는 베스트셀러와 신간들만 진열되어 있다.  조금이라도 오래된 책을 찾을라치면 보유재고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심지어 책을 파는 직원들은 그들이 파는 도서의 개략적인 내용도 모르고 있다.  그러니 추천할 만한 책이 있을 리도 없고.


  자본시장에서 책은 더 이상 매력적인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사양산업 쪽에 속한다.  그래서 우리의 서점들이 멀티플렉스로 바꾸어가는 것일 테지. 우리에게도 오봉 로망 같은 서점이 있었으면 좋겠다.  본인이 파는 책이 어떤 내용르 담은 책인지, 그것이 양서인지 자신 있게 책을 추천할 수 있는 판매원이 있는 서점 말이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인 듯 시작한 이 작품은 진행되면서 문학가들에 대해 논하고 사랑의 방식에 대해 말한다.  누군가의 습격으로 좋은 소설 위원들이 다친다.  그리고 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프란체스카 마저 떠나고 나자 그들을 공격하는 무리들에 서점은 흔들린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지인이 경영하는 작은 서점이 생각났다.  그 역시도 문학전문서점을 지향하면서 경기도의 작은 도시에서  손님을 맞는다.  책을 읽고 도서에 대한 본인의 감상이나 글귀들을 띠지로 만들어 진열한다.  본인이 파는 책이 어떤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적고 보니 한국의  오봉 로망이 바로 여기 아닌가 싶다.


 지인의 서점은 무시무시한 자본력이 없으니 오봉 로망처럼 크게 공격당할 일은 없겠다.  

그러니 오래오래 해주었으면 좋겠다. 자주 가지는 못하더라도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주인이 있는 서점이 있다면 독서가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한 마음이 들 것 같으니.


책을 파는 공간을 매출이 아닌  지성으로 접근하는 작품이다. 

좋은 소설, 재미있는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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