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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재테크 비밀] Ⅰ나는 엄마입니다

엄마수업

by 가이아G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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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3




Ⅰ나는 엄마입니다





나의 첫 딸 이름은 승현이입니다



나의 생애에


가장 잘 한 몇 가지 중


그 첫 번째가 바로


내가 내 배속으로


열달을 품어 낳은


나의 딸 바로


그 녀석 이름이 승현입니다




그 녀석을 임신하고


심한 입덧을 할 때부터


쉬는 시간 짬날 때


병원 변기통을 부여잡고


오바이트하며 태어나기 며칠 전까지


직장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산달까지 임신한 걸 거짓말하며


배에 복대를 감아 끝까지 직장을


함께 다녀준 그 녀석 이름이


내 첫딸 승현이지요





스물일곱 그 나이에


엄마가 되고 보니


스물일곱은 철들기


가장 좋았던 때 였지요




매일 매일 기도로 살았습니다



이 세상에 내가 낳은 딸이


나 자신보다 더 귀하고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나 보다 더 생각을 많이 하는


나를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돌아보니


엄마란 이름이 주는


이름값이였나 봅니다





매일 신께 빌면서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낳은지 보름만에


나는 직장으로


승현이는 집과


한 시간 떨어진 곳으로


생이별을 하며 살아야했던 시절


사랑하는 연인과의


잠시 이별은 이별이 아니더군요





내 살점을 잘라내는 아픔으로


우린 그렇게 5년을 떨어져 살며


주말마다 만나야 했던 시간


그 시간을 우린 서로


원 없이 사랑했었네요





매일 저녁


나를 찾을 딸을 생각하면


퇴근 후


그 어디도 갈 수 없었던 나는


알바를 계속 이어갔고


매일 엄마와


전화통화 밖에 안 되던 시절


말도 못하던 아이는


엄마랑 통화하기 위해


말을 빨리 배웠고





그런 지난 시간


누가 컸는지 누가 키웠는지


알 수 없을 세월을 지나고 보니


이젠 내가 세상을 떠나도


살아갈 수 있는 그 딸이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시간을


다 놓치고 산 죄


그 녀석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고 산 죄


언제나 떨어져


입으로 사랑한다 하며 산 죄


나는 내 딸에게 죄인입니다





나는 그렇게


살아낸 것이 아니라


버텨왔고


그 녀석은 그렇게


큰 것이 아니라


자라냈고





우린 서로에게


놓친 시간까지 사랑하며


참 수많은 나날


하도 보고 싶어


실컷 울던 날도


참 긴 날들 외로워도


다시 만날 시간만을


그리워했던 시간도


애처롭고 그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처음 해 본 엄마


처음 되어 본 딸


우린 그렇게


매 번 매 순간 매


시간 늘 사랑하고


늘 보고 싶어하며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그 기도를 사랑했었네요





나는 ‘승현아’라고 부르며


딸은 엄마라고 부를 때


우린 살 수 있는


존재의 이유 된 시절 앞에


이 글을 씁니다





나는 엄마입니다




부르면 눈물 나는 이름이


내겐 두 녀석의 이름이고


더 시리고 아픈


내 첫 딸의 이름 승현입니다


그리고 승현이가


이유 없이 ‘엄마, 엄마’라고


아무 이유 없이


불러만 주어도


내겐 눈물입니다





내가 키운 두 녀석은


내게 눈물이


세월의 전부여서 인지


지금도 엄마라고 부르면


마냥,


그냥,


이유 없이


또 눈물만 납니다





그래서 어머니라고 부르면


지금도 싫습니다


난 그냥 엄마가 좋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높임말을 쓰면


싫다고 말립니다


반말을 쓰는 딸이


더 정겹습니다


나는 내 딸에게


죽는 날까지


엄마라고 불릴거고


죽은 후에도 내 무덤 앞에


독백이 반말어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나는 그냥 엄마입니다





나는 내 46살 생애


내일 죽어도 후한이 없습니다


내일 내가 죽어도


내 딸이 살면서


엄마 원망하는 일


생기는 것이 두려워


나는 지금도 미치도록 살려합니다






내가 죽어서


내가 그립고


내가 보고 싶고


내가 생각나


울어도 내 심장이 찢어질 듯 아플텐데





혹여


내가 죽어


내 딸에게 조금이나마


엄마의 부재로


엄마의 실수로


엄마의 모자람과 부족함으로


세상사는 일에 힘들 때


나는 절대


단 0.1%라도


원망이고 싶지 않은


나는 그냥 엄마입니다





그래서 난 지금도


이렇게 엄마로만 삽니다





친구도,


벗도,


지인도,


그 어떤 사람을 만나


희로애락을 나누는 일보다


나는 지금처럼 딸에게


글을 쓰고 편지를 전하고


내 마음의 유서를


남겨주는 일이


나는 내가 권선영으로


사는 일보다


더 멋지고


더 아름답고


더 귀합니다





그게 다 입니다


그 녀석들이


자식이여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엄마이니까요





누구나 엄마가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엄마가 되었지만


누구나 엄마이지는 못 합니다


자식을 버리고 도망가도 안 되고


자식을 버리고 혼자 잘 살아도 안 되고


경제가 어렵다고 자식을 포기해서도 안 됩니다





감히 그럴 주제도 못되지만


절대 엄마는


자기 생각만 하고 살면 안 됩니다





그 어떤 상황이 와서


목숨 값을 치르더라도


엄마는 자식을 키워야하고


지켜내야 합니다


자식이란


형편대로 키우는 게 아니고


상황에 따라 다른게 아니라


무조건 엄마란 존재가 지켜줘야 합니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엄마니까요






이 글엔 그 어떤 이유와 상황


그 어떤 변수가 있더라도


나는 내 생각을 적는 글이기에


혹 테클은 걸지 말아 주십시오





십년 간 산 남편이


나를 배제하고 일을 키워


사업을 하고 부도가 나고


경매로 집이 넘어가고


카드에 사채에 사람이 찾아오고


차까지 팔아 술값이 아깝지 않던


그런 남편을 옆에 두고 쫄딱 망해


4식구가 뿔뿔히 흩어져야 하는 상황까지 올 때


자살이 가장 쉬운 방법인 줄 알았지만





돈 때문에


아이들 아빠란 사람을


버릴 수도 없어 품었고


자살하기 딱 좋은


도루묵 세월을 산 나였지만


아이들 때문에


나쁜 생각을 잠시 접어야 했던


삭제하고픈 시절 1년


그 11년을 날려먹고






다시 시작하던 2007년


내 두 새끼품에 품을 때


그래도 열 살 겨우 된


그 첫딸이


엄마를 지켜줄 때


그때 배웠습니다





자식은 내가 낳았고


그 자식은 어린게 아니라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뿐이구나






그래서 일찍 철든


내 첫딸 승현이는


나를 살린 귀인입니다


그래서 진짜 엄마가 되었지요






그렇게 서로 버티며


서로를 위로하며 살다보니


옛 어른들 말씀처럼


옛말 할 오늘이 오기도 하네요





엄마


나는 엄마입니다


내 첫딸 승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는 엄마란 이름으로 살기를 작정하며


나는 엄마란 존재로 죽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엄마라 늘 바쁩니다





내 심장을 태워


그 녀석들의 육체를 살리고


내 골수를 빼


그 녀석들의 혼을 만드니까요


그래서 중심잡고 사는 일에


오늘도 정신을 차립니다





엄마란 훌륭한 사람이 아니고


기다려주는 사람이고


엄마란 존경받는 사람이 아니라


늘 한편인 사람이고


엄마란 멋진 사람이 아니라


늘 아깝지 않은 사람이고


엄마란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


항상 웃어주는 사람입니다





엄마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린 그 아이가 태어날 때


건강하게 태어나준 것에 감사했고


우린 죽는 그날


그 녀석들이 자기 이름값만 하며 살게 해줘도


우린 이미 너무 잘했습니다





단 일하는 엄마가


지금까지 일만한 엄마라


그 죄 값을


그냥 스스로에게 물을 이유뿐


이 세상 모든 엄마들처럼


나는 그냥 엄마입니다






단 내 삶에


내 첫딸이 태어나고부터


진짜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에게 눈물 나는 이름은


자식이름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승현아! 라고 부르면


꽃이 되어 나에게 오듯


나에게 온 녀석으로 인해


나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이


내 인생을 통째로 걸어


무엇이 되고 싶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는 진짜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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