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왕비재테크 비밀]Ⅱ나는 진짜 엄마입니다

by 가이아Gaia
QX9cz2tjyYxe0-igqfbIp8hNbDI

18.11.8




Ⅱ나는 진짜 엄마입니다





나의 둘째 아들 이름은 수현이입니다



내 나이 마흔여섯을 살면서


제일 공들인 숙제가


내 아들 수현이를


멋진 남자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흔히


아들을 잘 키우면 나라의 아들


아들이 성공하면 남의 사위


아들이 빚지면 내 아들이란 말이 있다면





나는 내 아들 수현이를


남의 사위로 보내는 일에


나라의 아들로 보내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싶으니까요





그래도


수현이는 둘째다 보니


사실 첫딸을 낳을 때처럼


그런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단지


출산하는 그 시간까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모든 엄마들의 기도를


나 역시 빠트리지 않았을 뿐


그 외에 임심 안한 사람처럼


더 많은 일을 했던 뱃속 열 달이었지요





펄펄 날아다닐 만큼


열심히 살아냈던


어느 누구의 황금기에 나이 서른에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노래를 열심히 부르며


그 다음해 31살에 아들을 만났습니다





사실 첫 딸이 있어


간절히 기도를 안 한건 아닙니다


무지무지 빌었고 기도를 했으며


바람대로 아들을 낳았는데


다른 게 딱 하나 있었습니다





태어난 아들을 보고


솔직히 욕이 아니라


내 남편처럼 살게 되면 안 된다는


막연한 생각이 스믈스믈 올라왔고


그래서인지 수현이는


태어나는 그 날부터 떨어져 살게 되는


슬픈 운명을 만나지요





수현이가 태어나고 얼마지 않아


더 많은 일을 시작했고


수현이가 말을 배울 무렵부터


더 많은 돈을 벌러 나가야 했고


수현이가 유치원에 가던 6살에


수현이는 아빠의 실수로


최대의 피해자가 되었으니


10살 다되어가는 딸은


스스로가 가능 했지만


겨우 6살 남자아이는


내가 데리고 케어하기엔


갓 사업을 시작해


밤 12시에 귀가를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서


우린 그렇게 생이별을 했습니다






생이별


맞습니다


생이별이란게 선택이다 보니


그때 난 내가 엄마라는게


죽을만큼 잔인했습니다





자식을 떨어트려 돈을 벌러 나가야 하는


내 상황이 아프고 힘든 것 보다


엄마와 떨어지면 줄 곳 3~4시간을 울어도


눈물을 안 그친다는 말에


난 정말 나쁜 엄마였습니다





세 살 때인가


애기 봐 주시는 분이 갑자기


하루 전 날 애기 못 봐주신다고 할 때마다


다음날 기저귀가방에 밤새 쓴 눈물편지에


돈 몇 만원 넣은 봉투까지 챙겨


어린이집 앞에 딩동벨을 눌러


원장님이 나오시면


수현이랑 기저귀 가방 던져 놓고 도망 나올 때,





어떤 원장님께선 경찰에 신고 한다하셔도


'퇴근 후 가겠습니다'로 무시하고


일을 해야 했던


나는 그렇게 자식을 키워내면서


피고름 나는 눈물과


살점을 잘라내는 아픔을


고작 서너살짜리 아이에게


참아라 했던 비정한 시절을


살아냈더니 이제야 보입니다





그렇게 키웠던 그 녀석 수현이가


이제 16살입니다




한창 이쁩니다


해외동포로 살면서


작년부터는 6개월에 1년에 한 번씩


키가 5cm씩 커서 옵니다





이젠 나보다 더 훌쩍 커버린 그 아들 수현이가


나를 엄마를 걱정합니다




이제는 카톡에 엄마 47번재 생일을 축하한다고


엄마 나이도 헷갈리는 그 녀석이


나의 둘째 아들입니다





딸과 달라서 사실 많이 친하지도 않습니다





거기다 더 강해야 한다는 생각에


잔 정을 더 많이 주지 않아서


둘이 있으면 서먹도 합니다





그렇게 아들과 엄마는


가슴 아리게 서로를 바라보는


그 무엇이 분명 딸과는 다릅니다





그런걸 보면 아들은


아들만의 캐릭터가 있는 것 같고


엄마란 존재에게


아들은 내가 전생에 어떤 남자의 사랑을


원도 한도 없이 받아서


이승에서 그 빚 갚으며 살아라는 신의 계시처럼


아직도 아들은 엄마의 찡한 가슴이고


그 녀석이 사춘기라 더 많은 애정이 가지만


멀리서 지켜봅니다




신의 선물이 딸이라면


아들은 신의 숙제인가 봅니다





아들, 아들 수현이를 16년 키웠습니다





그래서 인가요


어느 날


나는 진짜 엄마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딸을 이십년 키우면서


나는 엄마가 되었고


둘째 아들을 16년 키워보니


나는 진짜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들을 키우며 배운 건


매번 흔들림이 있어야 했습니다





또 평범하게 키우기보다


다르게 키우고 싶어서


스토리도 다르게 만들었고


내 아들이 커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지는 못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아들은 역사를 만들 듯


쓰는 자의 몫처럼


아들이란 존재는 엄마가 만들어 주는 대로


역사가 되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인격을 모두 겁니다


그리고 나는 내 인성을 전부 바칩니다


그런 16년의 시간이 지금도 흐르고 있고


나는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아들에겐 내 혼을 바칠 것 같습니다





국가에 보답이 되는 그릇이 되고


사회에 빛이 되는 자리를 잡고


가정을 잘 책임지는 존경의 남편이 되고


자식에게 행복을 주며


같이 커주는 아빠가 돼서


웃픈 말로 남의 부모에게 잘하고 효도해도


나를 만나는 일에 소원하더라도


나는 질투하지 않으리라고


엄마로 살아내던 시절


나를 살린 건 내 아들 이녀석 수현이가 있어서


나를 낮추어 살 수 있었다고





내 아들이 빛나는 성인으로 커서


내 아들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내 자리 내 이름 내 명예보다


내 아들의 엄마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매 순간 허투루 살지 않았다고


누구에게나 해되지 않고


피해주지 않고 살려 애썼던


그 이유 하나가 최소한 엄마로써


진짜 내 아들의 먼 길 앞에


엄마란 존재가 적어도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 애쓰며 살았다고


그것이 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어서


부르면 눈물 나는 이름


수현이의 진짜 엄마이고 싶다고





살다 혹여


너의 작은 실수 하나 조차도


모든 이유는 엄마에게 있다고


통감하고 싶고


아들이 못난 자식으로 키운 건


오직 엄마가 잘못 키운


전적책임이라 생각 합니다





엄마에게 진짜 엄마가 되는 일은


너를 맨 몸으로 세상에 나오게 하고


그 다음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를 만나


네가 진주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진주를 만들어 주는 닦아주는 멋진 사람


그런 멋진 인생을 살게 해주는 일이


엄마가 진짜 엄마가 되고 싶은 이유입니다





비록


키워내는 일에 눈물겨운 일도 많겠지만


진짜 엄마는 가슴 뜨겁도록


그 눈물 나는 일마저 행복이 될테니까요





내 젊은 청춘을 녹여 수현이를 키웠고


내 꽉 찬 내공의 중년을 스며들게 하여


수현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진짜 엄마입니다




LUHumx5Od96eqEwBIIIP44p2KjM




다른 칼럼 구독하기 바로가기 ↓↓클릭↓↓

왕비재테크 카페 : http://cafe.daum.net/dgbudongsantech/NylB/1436


242E283453D0509A134755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왕비재테크 컬럼] 당신의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