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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Apr 22. 2019

[왕비재테크 비밀] 어설프게 살지마라

My prince


19.4.22




어설프게 살지마라




내 사랑하는

귀하디 귀한 아들 수현아




엄마는 운이 좋게

너무 운이 좋아

정말 치명적일 수 있었던 병을

일찍 알게 되는 천운 앞에

아마 넌 지금

이 글을 읽지 않겠지만

먼 훗날 책으로 엮어

네가 읽게 되는 너의 늙은 날

그리고 이 엄마가

이 세상에 없는 그런 날이 오면

눈물 좀 나라고 이글을 쓴다




마침 네가

한국에 돌아오는 날이

엄마 수술날로 잡혀

어떻게 거짓말을 해야하나

엄마 보러 왔는데

엄마는 어떻게

미안한 거짓말을 해야 하나

사실 많이 두려웠다




아픈 것 보다

엄마 걱정할

네가 걱정되어서

아직은 아들

네가 너무 어려서

불안해할까 그런 두려움 앞에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사실 많이 걱정된다




방금 누나에게

‘그런날은 없다’ 라는 글을 쓰고

내 아들 수현이에게도

이 글을 쓰는데

왜이리 가슴 아리고

서걱거리는지 모르겠다




잘 먹고 잘 살려고 애쓰다가

결국은 이렇게 생이별을 하고

지금은 신의 축복이라 말하지만

엄마에게 가장 귀한 내새끼를

매일보지 못하는 고통도

그리 이해하기 쉬운일은 아니란다




한국사회에서

직장맘으로 두 아이를

키워본 엄마들은 안다




그것도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잠자는 시간조차

걷기 힘든 이별같은 삶을

서로 커가고 키워가야 하는

한국사회의 육아 앞에

엄마는 신기하게 기적으로

그 시절을 보냈구나




말이 자식을 키우는 것이

어렵다지만 자식을 키우는 일은

자기 몸무게 열배의 무게를

지게에 이고 저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것처럼 치열한 싸움이였다




어릴 때 애 봐주는 곳을 못 찾아

발동동 구르던 그 시절은

다시 떠올리기 싫은 지옥과 같아서

그래서 아들아 엄마는

지금 아파도 지금이 너무 좋다




아니 죽더라도 지금이 좋다




다시 돌아가서

너희를 키우며

돈버는 일

아니 수천배의 돈을 더 준다

해도 이 엄마는 싫다




지금이 너무 좋다

그땐 지옥보다 뜨거웠다




엄마가 왜 자식을

둘을 낳았는지

생각할 겨를 없이

숨가쁘게 바쁘고

정신없이 혼을 빼고 살았다




그래서 그렇게 키운 자식이라

그 자식이 너라서

엄마에겐 너 존재자체로 귀함이다




내 아들로 태어나

엄마 손길 못 미치고

엄마사랑 못 받고

이름만 내 아들이였던 수현아.




네가 어릴 때

폐렴으로 홍역으로

수족구로 입원을 해도

엄마는 갈 수 없었고

아들 생일날도 일하러 나갔으니

늦은 밤 아들 얼굴 봐주는게 고작이였지




엄마손으로

따스한 밥 먹여주지 못한 죄로

그 죄 달게 받으며 사는

이 하루가 그래도 행복인건

수현아 엄마는

네게 가난을 대물림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모질고

모진 이 엄마를 용서해라




슬프고

아프고

속상하고

괴로워도

엄마는 기쁘고 행복하다




가족은 함께 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우리 삶을

살아주지 않잖니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건

적당한 교육과 인성

그리고 학력도 경제적 기준도

무시되지 못한다




엄마는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만나서

가정을 꾸리면

엄마의 선택을 하지 말라고

이 삶은 엄마가 한 선택이다




엄마가 불행을 막을순 없지만

경제적 피해를 받지 않고 살도록

엄마가 시련을 극복해 줄 순 없어도

엄마가 준 깊은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엄마가 역경을 차단해 주지 못해도

그 역경을 극복할 지혜를 선물해 줄께




배고프다고

아무 먹잇감을 먹어선 안 되듯

가려 사냥해야 하듯

네가 살아가는 길에서 인생,

어설프게 살지 마라




너의 에너지와

너의 온힘을 다해서

스스로 결정하며 택하며 살아라




절대로 어설프게 살면 안 된다




엄마의 인생을 걸어

엄마의 혼을 담아

엄마의 골수를 빼내어

지금도 널 키워내고 있다




신의 은총으로

십칠년 용케

이 엄마의 기도대로

커갈 수 있음에

신께 뜨겁게 감사하며 살께




품위 없는

엄마 같은 사람 말고

말에서 품위가 드러나고

한 가지 생각에 갖힌 엄마처럼

말고 생각도 풍요롭게 하고

늘 감정의 덫에 몰린

엄마 보면 알잖아

넌 감정에 한을 품지마라




언제나 강렬하고

강한척해야 했던

엄마의 무게를 내려놓고

너의 멋지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각인시켜라




언제나 누구에게

기대고 싶었던

엄마의 모자란 힘을 보았다면

너는 아무에게도 바라거나

기대어 살지마라




항상 상처주고

상처받고 아파하고

고통스런 잔재의

엄마를 보았듯이

너는 부디 촛불 녹듯

너를 태우며 살거라




그래서 이른 부탁을 보낸다




세상에 나와 보면

알게 되겠지만

세상은 아름다움도 반이지만

세상은 고통도 반이다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너의 삶은

엄마가 만들어 준 대로

반팔자를 살겠지만

나머지 반팔자는

네가 만들어 살아야 한다




누누이 말하지만

다음은 없다




어떻게 되겠지 기다리며

어설프게 사는 바보같은 짓을

하면 안 된다




성공을 하거나

성공한자의 삶을

살아라는것도

출세하라는 것도 아니라

인간은 태어날 때

정해준 신의 그릇이 있음도

무시 못하는 것 같다




신도 믿고 운명도 믿었고

노력도 믿었기에

긴긴밤 부지런히

길을 만들어 걸었고

어떤 나무에

어떤 열매가 맺힐까

잊지 않으며

뿌리 깊은 나무가 되려했고

가지치기 하는 아픔도

내 것으로 받아들이며

단 하루도 게으름 안 피며 살았다




잠 몇 시간 더 자고

가지던 죄책감도

날려버릴 오늘이 오고

이제 3년이면

넌 대학을 가겠구나




그때가 되면

엄마나이도 지천명

그땐 정말

하늘의 뜻을 알게 될까?

기다려도 진다




엄마의 도리로

이 글을 쓰며

늘 느끼는건

세상살이는 이치가 있지




단,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그것을 모를 뿐이지

그래서 이치를 알면

자만하면 안 된다




오만치 말며

많이 배울수록 낮추어라




어디를 가든

너를 드러내지 말고

숨죽여 보면 보일 것이다




인격이 모자라는 자 

배려할 줄 모르는 자

지밖에 모르는 자

아첨에 능한자

말뿐인자

거짓말이 베인자

체세에 빠른자

속내가 음흉한자

거짓이 입에 발린자

너를 낮추고

너를 내려야만 보인다

명심해라




이 엄마도 한때

교만과 독선, 오만으로

인생의 배신을

사람에게 당해봤다




그래서

배신할 자만 없어도

인생 어설프지 않다




배신하는 인간은

시작부터 만나지

말아야 할 악연이다




악연이 닿으면

인생 어영부영

어설픈 시절을 안게 된다




결국은 시간을 잃은 큰 중죄다




그러니 넌 너보다

나은 사람에게로 가

의리를 지키며 살아라




그리하면 반드시

넘치지 못하더라도

모자람 없는 기회를

반드시 얻게 될 것이다




엄마가 새끼를

둘이나 낳아보니

인생이 보인다




세상이치도 보이고

그래서 엄마가 철든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수현아, 네가 한국에 올 때면

엄마는 수술을 마쳤고

오작교 다리를 건너듯

너를 기다리러 공항으로 가마




참 재수좋은 날들이다




살아서 선한 영향력을

더 끼치라는 신의 선물이라 믿고

매순간 만나는 인연에게

귀한 기회이고 싶다




마치 그리하면

그 운이 다 너에게

가리라 믿으며




의리있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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