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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Aug 10. 2020

[부동산투자스쿨 비밀] 집 나가라

엄마수업

20.08.10





집 나가라



   


다수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가족이며 

가족은 서로 함께 같이 사는 것이 행복이라 한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가족애는 모름지기 특별하지 

늘 가족이 최우선이니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단다

그렇다고 가족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거나 

나 몰라라 하라는 게 아니라 

꼭 가족이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다






돈과 같이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며 

돈이 없다고 꼭 불행하지 않듯 

가족도 돈과 같다

가족은 꼭 피로 혈육으로만 이어진 

집단공동체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지. 

가정을 이루는 일도 

가족을 만드는 일도 

인연따라 상황따라 시대따라 달라진다 생각하기에 

이 엄마는 너희들이 펄럭펄럭 날아서 

이 엄마를 떠났으면 한다






꼭 20살 넘으면 대학마치면 집나가라 

그리고 지금부터 준비해라 

엄마는 비 오면 얼음 파는 자식 걱정 

더운날 우산파는 자식걱정 하고 싶지 않다

상황이 좋거나 형편이 불우해도 

각자의 삶에 서로 침범치 말고 살자 

서로 가는 길이 다르면 떨어져 살아도 되고 

서로 생각하는 크기가 다르면 

안 보고 살아도 되고 

서로 일하는 장소가 달라지면 못봐도 된다

어떤 모습으로 살든 고유한 방식으로 살자.






꼭 나를 떠나다오

20살이 넘으면 이 엄마를 뒤로하고 

인생의 순례길을 찾아라

승현아수현아 

세월이 조금씩 서서히 흘렀는데 

너희는 눈깜짝할 사이 다 자란 듯 

가끔 내 늙어가는 모습에 놀라기도 하지만 

서로 긴 시간 이국땅에서 살아서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늘 그렇듯 그렇게 살자.

가족은 꼭 붙어 살아야 하는게 아니듯 

자식이 크면 보내야 하는 건 맞는 듯 하다.

너희가 짝을 이루든 말든 

그것마저 너희 몫이다

이 엄마의 숙제는 여기까지다






이제 둘다 집나가라

스물하나인 승현이도 

방학마저 같은 집에서 살지말고 

열입곱 수현이도 곧 나를 떠나 살아라. 

그것이 삶의 시작이다

원룸방 얻어 스스로의 돈으로 

샴푸 린스 사보면 알 것이다

하찮은 그것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의 돈을 

그리고 혼자 살면 깨닫겠지

냉장고 열면 이것저것 꺼내먹는 

엄마집 냉장고가 귀한 것이며 

몇 개씩 쓰고 세탁바구니에 담았던 그 수건을 

씻어 말려 다시 정리하는 수고로움이 

얼마나 편하게 득보며 살았는지 

그리고 네 휴대폰에 알람문자가 뜨지않아 

개념없이 시켜먹던 1인 1닭이 

만찬의 행복이었음을.   






그래서 그런이유로 

나가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배우고 그래야만 안다

더운 여름날 내내 에어컨 가동하는 전기값이 얼마인지도 

막 틀어 양치하던 물값이 어떤건지도 말야

인생은 아무리 머릿속에 든 게 많고 

좋은 대학을 나와도 

아주 하찮은 이런 것들을 

스스로 벌어 생활할 수 없으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단다






재벌 2세도 냉정하게 배운다 

너희가 알듯 호락호락하지 않다

생명력이 긴 사람들은 스스로 선 사람들이다

그런데 자립이 쉽지 않고 

자립해서 자수성가도 만만치 않음을 스스로 터득해라

무너지지 않으려면 집나가서 혼자들 살아라 

우리의 관계는 딱 여기까지다

이 엄마의 숙제도 이제 책무도 

결국은 오늘이었는지 모른다

혹여라도 내 곁에 빌붙어 살 생각은 마라 

그럴 리 없겠지만.






내 인생 너희의 20년을 위해 

내 청춘이 사라진 것에 대한 

최고의 보상은 너희의 자립이고 

최대한 이 엄마의 의무는 딱 여기까지 

가끔 엄마집 올 때 굳이 애써 오려 말고 

난 절대 너희들 집에 갈 일은 없을 듯 하다

이것이 우리의 이해관계다

조건없는 관계.






내 생일날도 설날도 추석도 

그 어느 날도 안 와도 된다

대신 죽는 날까지 

내 집에 와서 빌붙어 사는 일은 만들지 마라

난 너희의 엄마라서 

우리가 안 만나거나 못 만나도 

엄마는 늘 여기있다

단 하나 부탁하자면

혹 누군가 너희 집에 가거나 너희를 보며 

어떤 부모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일은 

만들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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