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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냄새

by 박근필 작가





며칠 전부터 첫째(초3) 방에 제 상의가 보였습니다.
평소 집에서 자주 입는 옷이랍니다.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또 첫째 방에..
갖다 놓으면 또 첫째 방에..

어제도 첫째 잘 자라고 자리에 눕히며 인사를 하려고 하니 그 옷이 보이는 겁니다.
인사를 나누고 가져가려 챙기니 첫째가 하는 말.

어, 내가 가져다 놓은 아빠 옷이네?
아, 네가 그랬구나. 그런데 왜 자꾸 여기에 갖다 놔?
아, 아빠 냄새나니까.

순간 여러 감정이 들더군요.
사실 요즘 좀 컸다고 제가 가끔 첫째 방에 들어가 누워 자려고 하면,
아빠 냄새난다고 나가라고 했었거든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런데 근무일엔 제가 밤에 출근하다 보니
제 옷을 방에 가져가 같이 잤나 봅니다.

녀석..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네요.

첫째가 워낙 왈가닥이라 제 기분이 태도가 될 때가 많아 늘 미안하답니다.

사랑한다 첫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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