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것

노년의 삶.

by 박근필 작가

말하기 부끄럽지만 10대 때는 나이 든 사람들을 보면 ‘무슨 재미로 이 세상을 사나’ 생각했었다. 표정 없는 지친 얼굴 위에 깊게 패인 잔주름이 고된 세월과 그들의 시름을 말해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저렇게 살 바엔 차라리 늙기 전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새 나도 그만큼 나이를 먹어 버렸다. 내 몸과 마음 구석구석에는 세월의 흔적들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다행히 10대 때 품었던 두려움은 괜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요즘 산다는 게 너무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래서 만일 10대 때의 나처럼 생각하는 아이를 만난다면 자신 있게 얘기해 주고 싶다. “나이 든다는 것은 그렇게 무섭고 슬픈 일은 아니란다. 그건 나름대로 참 좋은 일이야. 세월은 젊음을 앗아가지만 그만큼의 다른 선물을 주거든.”


[...] 젊음을 숭배하는 현대사회에서 나이 든다는 것은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의 말처럼 “젊은이들의 세상에 이민 온 이방인”이 되어 버리는 쓸쓸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이삼십 대 시절의 예민함이나 방황, 열정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또다시 경험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방황했던 10대, 닥치는 대로 공부하며 정신없이 보낸 20대, 가정을 꾸리고 두 아이를 키우며 치열하게 보낸 30대, 꿈을 펼쳐 보려고 했더니 병이 찾아온 40대를 넘어 병마와 싸우며 6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까지….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 일들을 거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세월을 거치며 단단해진 나 자신이 좋고, 세상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고, 웬만한 일들은 수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게 된 지금이 좋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볼 수 있는 눈 또한 세월이 내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나도 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한 시절이 있었다.

노인들을 보면 무슨 낙으로 살까 싶었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나이 들면 나이 드는 대로 살 낙이 생기고 살 의미가 생기더라.

꼭 젊어야만 할 것이 많고 삶이 재밌는 것은 아니다.

노년이 되어서도 얼마든지 즐기며 살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노년이 되어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익혀 놓아야 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늙어서까지 할 수 있을지를 아는 것.


노년엔 지금보다는 덜 아등바등 되며 살겠지.

연륜이 생겨 일상을 좀 더 여유 있게 보낼 수 있겠지.

그런 상상을 하면 늙는다는 게 꼭 슬픈 일만은 아니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노년 생활을 하기 위해 지금은 치열하게 살 때라 생각한다.

지금의 내가 노년의 나를 결정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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