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찾아오는 간헐적 스트레스는 우리를 오히려 건강하게 만든다.”
― 테오 컴퍼놀 ―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를 피해야 할 것, 줄여야 할 것, 가능하면 없애야 할 것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단순히 해롭기만 하다면, 인간의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 반응을 진화 과정에서 보존해 왔을 리 없죠.
스트레스는 원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반응이었고, 적절하게 활용하면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Kelly McGonigal은 “스트레스를 해로운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진짜 문제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TED 강연과 『스트레스의 힘』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했어요.
미국에서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 중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라고 믿었던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반면,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했더라도 건강에 해롭다고 믿지 않았던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습니다Keller et al., 2012.
즉, 스트레스 자체보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는가가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지요.
스트레스는 신체가 위협이나 도전을 감지했을 때 반응하는 생리적 시스템입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심박수가 올라가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기가 강해지죠.
예컨대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느끼는 적절한 긴장감은 공부하는 데 집중하도록 도와줍니다.
운동선수가 경기를 앞두고 느끼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데에 도움이 되죠.
이러한 반응이 없다면 우리는 위기의 순간에 적절한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무기력해질 겁니다.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정신과 의사인 테오 컴퍼놀Theo Compernolle은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병이 생기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은 뒤 회복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찾아오는 간헐적 스트레스는 우리를 오히려 건강하게 만든다.
위험은 항상 사전에 정신적 신체적 신호를 보내는데, 바로 스트레스 균형을 어서 찾으라는 뜻이다.”
유스트레스Eustress라는 개념이 있어요. 이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뜻하는 용어로,
도전적인 상황에서 동기를 부여하고 성취감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1908년 심리학자 여키스와 도드슨은 동물의 학습 실험을 통해 각성 수준과 수행 능력 간의 관계를 연구했는데,
여기서 파생된 '여키스-도드슨 법칙Yerkes-Dodson Law’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각성(스트레스)보다는 적절한 수준의 각성이 최적의 성과를 이끌어 낸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너무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무기력함을 초래하고,
너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부담감을 가져오지만,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집중력과 생산성을 높여 주죠.
문제는 과도한 스트레스에요. 스트레스가 만성화되거나 지속해서 높은 강도로 유지될 때,
신체와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심리학회 등 많은 기관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며,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물리적 생존의 위협보다는 직장, 인간관계, 재정 문제 등
장기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법
그렇다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하나, 스트레스를 적절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실제로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예: 스트레스 반응을 도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신체의 자연스러운 준비 과정으로 재해석)이
스트레스 대처 능력과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야 할 일을 앞두고 느끼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바라보면,
같은 스트레스도 덜 해롭게 작용합니다.
둘,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예컨대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신체가 엔도르핀을 분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불안감을 줄여 주죠.
적절한 휴식과 취미 생활도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셋, 사회적 지지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 등 많은 연구에서
사회적 유대감이 강한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다는 결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혼자 감당하려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큰 도움이 돼요.
넷, 스트레스를 무조건 없애려고 하지 말고, 조절하는 게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는 원래 우리 몸이 가진 보호 기제에요.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려는 시도는 오히려 삶을 더 무기력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스트레스 수준을 적절히 유지하고, 필요할 때 해소하는 능력이에요.
스트레스는 단순히 나쁜 게 아닙니다.
삶에서 성장과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죠.
다만,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를 활용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삶을 위한 핵심이에요.
스트레스를 무조건 피하려 하지 말고, 이를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동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박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