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히 자신의 방에 머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 파스칼 ―
많은 사람이 고독을 외로움과 동일시하며 피해야 할 감정으로 여깁니다.
그런데 고독과 외로움은 엄연히 달라요.
외로움은 원치 않은 고립 상태에서 비롯되며, 소속되지 못했다는 상실감에서 오는 감정입니다.
반면, 고독은 선택의 문제죠.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갖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인간관계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까?
파스칼은 저서 『팡세』에서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히 자신의 방에 머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성찰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와 마주하는 걸 어려워한다고 봤죠.
깊은 사유와 내적 성찰은 혼자 있는 시간에서 비롯됩니다.
몽테뉴 역시 저서 『에세』에서 자기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고 내면을 탐구하는 고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고독은 단순한 고립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공간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고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요.
끊임없이 연결되고,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죠.
SNS,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타인과 접촉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 행복해졌을까요?
하버드 의과대학의 성인 발달 연구와 같은 장기간의 연구들은 관계의 ‘양’보다는 ‘질’이 행복과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또 《소셜 앤 퍼스널 릴레이션십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과 같은 학술지의 연구들은
디지털 연결성이 반드시 외로움을 줄여 주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피상적인 관계 속에서 오히려 외로움이 증폭될 수도 있음을 보여 줍니다.
수많은 관계가 곧 내면의 충만함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죠.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여 내면을 돌보는 사람이 더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며, 관계의 질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고독의 가치는 창의성과도 연결됩니다.
미국의 시인이자 작가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는 고독 속에서 깊은 영감을 얻어 작품을 창작했다고 해요.
그는 매일 아침 호텔 방에서 홀로 글을 쓰며 내면의 목소리를 탐구했고, 이러한 고독의 시간이 걸작을 탄생시켰죠.
미국의《창의력 연구 저널Creativity Research Journal》이나 《창의적 행동 저널Journal of Creative Behavior》에 실린 연구들은
고독이 창의적 사고 과정(예: 아이디어 발상, 문제 해결을 위한 숙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이 깊이 있는 사고와 새로운 연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죠.
고독은 자기 성찰과 내적 성장의 기회가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고민과 마주합니다.
하지만 삶의 방향, 인간관계, 가치관 등에 대한 고민은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 해결되지 않아요.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고독이 필요합니다.
누구의 목소리도 아닌,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죠.
이것은 고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것이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고립이거나,
우리가 고독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고독을 활용하는 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고독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먼저, 고독을 외로움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외로움은 결핍의 감정이지만, 고독은 충만함을 위한 자발적 선택이자 과정입니다.
심리학자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활용하여 감정을 조절하고 회복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끄고, 조용한 공간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독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음악을 듣거나, 산책하거나, 차 한 잔을 마시며 사색하는 것.
단순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우리의 내면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줍니다.
고독 속에서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것이야말로,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첫걸음입니다.
고독은 부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죠.
혼자 있는 시간을 피하는 대신, 그것을 기회로 삼아 보세요.
깊이 있는 삶은 고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박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