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가슴에서 우러나와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지는 연민이다.”
― 마셜 로젠버그 ―
흔히 ‘꼰대’라고 하면 중년 이상의 연장자를 떠올리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꼰대의 핵심은 나이가 아니라 태도에 있거든요.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충고를 하거나, 듣는 사람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 생각만을 강요하는 게 바로 꼰대적 태도입니다. 즉, 나이가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꼰대를 의미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효과적인 리더십은 단순히 지위나 권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는 데서 비롯된다.”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꼰대 문화와도 맞닿아 있죠. 상대방이 원치 않는 조언과 충고를 반복하는 건 자신이 옳다고 믿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진정한 존중은 내 의견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생각을 듣고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거예요.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을 제안한 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Marshall B. Rosenburg는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되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 또한 존중하며 듣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즉, 아무리 좋은 의도로 말했더라도 상대를 불쾌하게 하거나 그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그 소통 방식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말로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는 건 꼰대적 태도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꼰대가 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하나, 자신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태도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려는 경향이 있어요. 이를 심리학에서는 ‘확증 편향’이라고 하죠.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에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내가 해 보니까 이게 맞아’라는 생각이 강하면,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강요하게 되죠.
둘, 본인의 가치관이 보편적이라고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심리학자 폴 블룸Paul Bloom은 공감에 대해 탐구하며, 우리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려 할 때 자신의 경험이나 관점을 투영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문제는, 그 경험이 타인의 상황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20년 전의 취업 방식이 지금과 다르고, 과거의 업무 스타일이 요즘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너도 이렇게 해야 해.”라고 말하는 건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태도입니다.
셋, 상대를 위한 것이라는 착각 때문입니다. 많은 꼰대적 발언이 “이게 다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명목으로 이루어지죠. 하지만 상대방이 원치 않는다면 그건 도움이나 배려가 아닙니다. 불필요한 간섭이죠. 사회심리학자이자 연구자인 브레네 브라운은 진정한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지,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상대의 생각을 듣고, 필요할 때만 의견을 제공하는 게 진짜 배려예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알아둘 것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태도는 무엇일까요? 하나, 정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줄이라 강조합니다. 충조평판은 하는 사람은 속 시원할지 몰라도, 듣는 사람에게는 부담과 스트레스예요. 본인이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말했어도 상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그 말은 오히려 관계를 해칠 수 있습니다.
둘, 말하기 전에 상대방이 듣기를 원하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내가 이런 경험이 있는데, 네게 도움이 될 것 같으니 들어 볼래?”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죠. 이것이야말로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셋, 경청의 태도를 기르는 게 중요해요.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는 그의 인간 중심 상담 이론에서 ‘공감적 경청Empathic listen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진정한 소통과 관계 형성은 상대방의 말을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습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얼마나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지도 않고 충고부터 하려고 한다면, 이미 꼰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넷, 상대가 처한 환경과 시대적 변화를 고려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 때는 이랬어.”라는 말이 무조건 틀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어요. 예컨대, 90년대에는 인맥이 취업에 중요한 요소였지만, 지금은 개인의 역량과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하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나의 경험이 여전히 유효한지 객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꼰대’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로 자리 잡은 이유는, 그것이 권위주의적이고 배려심 없고 타인을 억압하는 태도를 의미하기 때문이에요. 진정한 소통은 강요가 아니라, 상호 존중할 때 이뤄집니다. ‘나이가 많은가, 적은가’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는가, 아닌가’가 본질이죠.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태도가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상대가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충고는 자제하고 경청하는 태도를 기르며,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는 유연성을 갖춘다면 누구든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말보다 중요한 건 관계이며, 소통의 본질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에 있습니다.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박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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