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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리셋

[리셋 버튼] 거절은 곧내가 싫다는 의미다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by 박근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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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과제는 타인에게 맡기고, 나는 나의 과제에만 집중해야 한다.”

― 알프레드 아들러 ―


거절을 당하면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상대가 나를 싫어하는구나, 나를 싫어해서 거절한 거야.’ 그렇지 않아요. 거절은 단지 거절일 뿐입니다. 나에 대한 거부도, 부정도 아니에요. 상대가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가장 흔한 이유는 내 존재가 아니라 그 제안 자체에 대한 생각과 상황 때문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Albert Ellis는 합리적 정서 행동 치료REBT를 통해 거절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재구성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거절을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 괴로워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거절은 상황이나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죠. 엘리스는 거절을 개인적 실패로 해석하기보다는 단순한 상황적 요인으로 보는 사고방식이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고 강조합니다.


‘인지적 탈융합’과 ‘거부 민감성’


『거절당하기 연습』의 저자 지아 장Jia Jiang은 100일 동안 고의로 사람들에게 거절당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매일 낯선 사람에게 황당한 부탁을 하며 거절을 경험했죠. 처음엔 거절이 두려웠지만, 반복되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어요. 거절은 그저 개인의 선택이며, 자신에 대한 평가나 부정이 아니라는 점이죠. 그는 이 경험을 통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심리학 용어로는 이를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이라고 합니다. 상대의 거절을 내 존재나 인격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능력이죠. 예컨대 ‘내 제안이 거절당했으니 난 무능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 제안이 상대에게 맞지 않았던 거지, 나라는 사람 자체를 거부한 게 아니야’라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반응을 이끌어 내요. 거절 하나에 상처받고 좌절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분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학자 마크 리어리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거절당했을 때 스스로를 과하게 비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이를 ‘거부 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이라고 부르며, 거절에 지나치게 민감한 사람들은 작은 거절에도 자기 비하, 우울, 불안이 커지고 이것이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거절을 개인적인 게 아니라 상황적 요소로 인식하는 훈련을 통해 이러한 민감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거절은 그저 상대의 결정입니다. 상대의 결정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상처받지 마세요. 타인은 타인의 생각과 판단으로 살아갑니다. 그들의 마음을 내가 전부 다 알 수도 없고, 그걸 통제할 수도 없어요.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입니다. 타인의 거절은 내가 틀렸거나 부족하거나 싫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그와 내 의견과 상황이 맞지 않았을 뿐이에요.


마지막으로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가르침을 기억해 보세요. 아들러는 ‘과제의 분리’라는 개념을 통해 “타인의 과제는 타인에게 맡기고, 나는 나의 과제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인의 결정이나 거절은 나의 과제가 아니에요. 그것은 상대의 문제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바깥에 있어요.


이와 유사한 통찰은 고대 스토아 학파의 철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 에픽테토스Epictetus는 ‘통제 이분법Dichotomy of control’을 통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라고 가르쳤죠. 그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생각, 태도, 행동뿐이며, 타인의 반응이나 외부 상황은 우리의 통제권 밖에 있다고 봤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상대가 거절한다면, 그 거절은 상대의 선택이지 나의 통제 영역이 아니라는 거죠. 아들러와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은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세요. 거절당했다고 상처받지 마세요. 중요한 건 부탁이든 제안, 도움 요청이든 내가 용기 내어 시도했다는 사실입니다. 거절당할 용기, 거절을 받아들일 용기, 그리고 다시 도전할 용기만 있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박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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