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는 아니고.. 겨울잠은 자고 싶고..
날이 갑자기 추워진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가 변하고 변해서 여름과 겨울이 길고 봄과 가을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 같다. 따뜻해지는 봄과 서늘해지는 가을을 좋아한다. 여름은 너무 더워서 에어컨이 없으면 힘들고, 겨울은 너무 추워서 난방이 안되면 견디기 힘들어졌다.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몰라도 여름과 겨울을 놓고 비교해보면 겨울이 더 싫다. 여름에는 여름이 더 싫다고 할 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에어컨 밑에 있을 예정이니까 여전히 겨울이 싫을꺼다.
최근 날씨의 변화폭이 매우 커졌는데 폭염주의보나 한파주의보처럼 10도 이상의 일교차가 벌어지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손도 트고 정강이도 시리고 발가락도 차가움을 느낀다. 서재의 컴퓨터 세팅이 창문 바로 밑이라서 찬바람이 솔솔 불어들어온다. 겨울에 쓰던 핸드크림도 찾아서 꺼내두고(제일 좋아하는 록시땅 버베나 핸드크림을 찾았다), 거칠어지는 살에 바를 크림도 화장실 앞에 세팅을 했다. 서랍속의 장갑도 꺼내서 세탁기에 돌려서 널었다. 밤새 잘 말라준다면 아침에 끼고 나가야할 정도로 추위가 내려 앉는 중이다.
새롭게 털이 있어서 따뜻해 보이는 실내용 겨울 슬리퍼와 발목을 감싸주는 토시를 샀다. 이것들을 이용하면 서재에서 난방을 높이지 않고 컴퓨터를 쓰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도 보고 글도 쓰고 책도 읽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옷걸이에는 반팔과 얇은 바지가 그대로 걸려 있다. 사무실이 더워서 반팔이 딱 맞긴 한데 11월에 어울리는 건 아니다. 얇은 바지를 긴 옷걸이에서 찾아서 옷을 보관하는 박스에 넣고, 그 안에 있던 (기모가 붙어 있는) 겨울 바지들을 꺼냈다. 꺼낸 김에 한 번 씩 입어봐서 허리 사이즈가 맞는지 확인을 했다. 지금 입을 수 있는 건 먼저 세탁기로 보내고, 작은 것은 과감히 버리는 쪽으로 분류를 했다. 지금도 나름의 다이어트와 걷기를 하고 있지만 겨울에 입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탈락. 큰 바지는 꺼내 놓긴 했으나 아직 세탁기로 보내지는 않았다. 설마 배가 더 나오려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역시 버릴까 했지만 한 켠으로 치워 놓았다.
침대 위를 차지하고 있는 냉감 패드와 냉감 이불도 하나씩 세탁한 후에 옷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따뜻하고 두꺼운 호텔식 침구를 하나 샀는데, 무겁다고 해서 그냥 내 차지가 되었다. 고양이도 냉큼 올라 앉아 식빵 자세를 하고 졸고 있는 걸 보니 푹신하면서도 좋은가보다. 근데 거긴 내 자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