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과 함꼐 사각사각
2025년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이번주에 2026년이 시작된다. 책장을 뒤져서 2026년에 쓸 다이어리를 뜯었다. “2026 MD Notebook Diary A5”로 ‘미도리’에서 나온 MD Paper로 만든 다이어리다. 아리보리처럼 진하지 않고 약간 미색의 느낌이 나는 종이인데 만년필로 써도 뒷비침이 별로 없는 종이다. 주로 만년필로 다이어리를 쓰기에 한동안 여러 다이어리를 검색하고 만져보고 몇 권은 사서 써보기도 했다.
대부분 다이어리는 월간 달력 + 라인 노트 형태로 써왔다. daily나 weekly는 매일, 매주 뭔가 적어야 할 만큼 쓸 내용이 없기에 비어있는 칸을 보면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였다. 연도별로 다이어리를 쓰면서 라인 노트가 남아도는 것을 보는 것도 아깝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주제별로 몰아서 적을 수도 있고, 많지 않은 페이지는 넘겨보면서 금방 찾을 수 있기에 적당했다. 주제별로 여러 페이지를 넘어가게 되어서 중간 중간 끊어진 형태가 되기도 하지만 가급적 주제를 짧게 한 두 장에 적을 수 있게 쪼개는 편이다. 내일 회사에 가져가서 2026년 세팅을 하고 2025년에 남은 것들을 옮겨적어야겠다. 내년에 하고 싶은 목표와 일들도 새롭게 적어야지.
어디서든 찾아보기 쉽게 해야 하는 것들은 digital 앱으로 적어두지만, 손으로 사각사각 쓰면서 줄도 긋고 색상도 바꿔가면서 적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는데 더 나은 것 같다. 타이핑만 계속 또각또각 하면 무언가 쓰면서 기억을 강화하는 프로세스가 생략되는 느낌이 든다.
올해는 연간 다이어리 외에 20페이지가 안되는 얇은 라인 노트도 함께 썼는데 돌아보면 노란색 리갈 노트 A5 사이즈를 제일 많이 쓰고 뜯은 것 같다. 잘 들고 다니면서 다이어리를 중심으로 적고, 노트는 주제별로 필요한 사항을 집중적으로 쓰는 용도로 구분할 생각이다. 정리된 내용은 앱으로 옮겨서 애플 생태계에 있는 디바이스들에 동기화해서 사용하면 될 것이다. 앱은 꽤 오랫동안 에버노트를 써왔는데 기능이 좋아지고 발전한다는 느낌 없이 가격만 계속 올라서 작년에 Upnote로 마이그레이션해서 옮겨왔다. 업노트는 에버노트 연간 결제액의 절반 정도만 한 번 결제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기에 비용도 싸다.
주로 사용하는 만년필들의 잉크를 확인하고 말라버린 두 개는 세척해서 새로 잉크를 채웠다 .내일은 사각사각 잘 써봐야지.
20251228. 1,178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