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한 자리에 오래 있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제나 옮길 준비를
2026년 새 해의 근무 첫 날인 1월 2일에 시무식이 끝나자마자 자리 이동을 해야 한다. 다행히 같은 층에서 파티션 두 칸을 이동하는 것이지만, 빈자리로 가는 것이 아니어서 동작이 빨라야 한다. 시작과 끝이 대략 3시간 정도 시차가 있지만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이내.
A가 층을 옮기고, B가 그 자리에 들어가고, C가 다시 B의 자리에 들어가면 D가 C의 자리로 오면 다른 층에서 E가 들어온다. 이 순환고리에서 내 위치는 C다. 이사 준비를 해 놓고 기다리다가 순서대로 얼른 들어가줘야 한다.
평소에 1.5인분 이상의 파티션을 쓰고 있는지라 오후에 0.5인분의 자리부터 정리를 시작했다. 버릴 책과 버릴 박스들을 꺼내고 쓰지 않고 랩핑된, 앞으로도 쓰지 않을 노트도 박스에 넣었다. 간식용 과자 박스도 뜯어서 여기 저기 나눠주었다. 지금 자리에 딱 1년 전에 다른 층에서 이사를 오면서 40% 정도는 버리고 왔다. 이번에도 1/3 정도는 버리고 정리할 생각이다. 책꽃이용 60cm 길이의 박스 두 개, 문이 달린 정사각형 칼라박스 한 개, 커피 드리퍼와 잡동사니를 넣은 플라스틱 박스 한 개만 남기고 책상위는 싹 정리하고 싶다. (이 희망 사항이 실현되기를!) 발 밑에는 3단 서랍장 하나와 바퀴가 달려서 끌고 다니고 있는 2단 책꽃이(아래는 문이 달렸고 위는 디귿자 형태로 오픈된)가 두 개 있다. 문구류와 종이컵을 넣은 A4용지 박스도 있는데 절반은 버려야겠다.
서랍속이나 박스속에 있는 물건들을 버려야지 하면서 꺼내다가도 ‘아 이건 언젠가 필요할꺼 같아’하는 생각과 ‘이 물건에는 이런 기억이 있는 건데’라고 생각하면서 잘 버리질 못했다. 대략 10년 정도 안 쓴 물건은 집에서 버리라고 하던데, 회사에서는 3년 정도 안 쓴 물건이 있다면 버려볼까? 이런 생각을 하지만 막상 집어들면 또 생각이 달라질 것 같다. 유용한가 아닌가로 판단하지 않고 계속 두고 갖고 있고 싶은 물건인가로 판단하니 쉽지 않다.
오늘 작은 박스 3개 정도 분량을 버렸는데 대부분 종이 박스들이라서 부피만 컸다. 내일은 작은 박스 3개를 다시 채우고(박스는 아직 안버렸다) A4 박스 두 개 정도도 더 정리해서 분리수거를 할 생각이다. 나중에 다 들고 나가지도 못할텐데 미리미리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치워야겠다. 단순하고 가볍게 사는 것이 진리인데 실천하기 어렵다. 아직 남은 미련이 많은가보다.
20251230. 1,184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