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닭이 낳은 계란이 신선하고 맛있다.
마트에서 계란을 살 때는 네 자리 산란일자와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고 산다. 온라인으로 주문할때는 설명란에 써있는 걸 보긴 하지만 구매일과 산란일이 적당히 가깝겠지 하고 생각하며 장바구니에 담는다. 반숙란을 살 때는 이런 정보는 없이 맛을 아는 먹어본 브랜드를 고른다.
작년 9월쯤 우연히 난각번호 1번의 계란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펀딩에 관해서 보았다. 제주 애월에서 1979년 부터 수십 년간 양계를 하면서 계란을 파는 ‘애월아빠들’이었다. 홈페이지도 따로 있고 온라인 배송도 해주는 곳인데 친구가 라디오 광고도 한다고 알려주었다.
여기서 트립팜스라는 서비스로 일종의 펀드를 모으고 있었다. 200만원을 펀딩하면 3년간 매달 자유방목한 닭이 낳는, 난각번호 1번 계란을 40개씩 배송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3년 후에는 200만원을 다시 돌려주는 모델이었다. 일종의 구독경제이고 회원권과 비슷한 개념이었다. 브랜드도 믿을만하고 건강하게 키운 닭이 낳은 달걀도 받을 수 있어서 해보고 싶었다.
마트나 온라인으로 사는 계란은 대부분이 좁은 케이지에서 키운 닭이 낳은 난각번호 4번란이었다. 난각번호 1번은 커녕 2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는 것과 한달에 40개의 계란이 적당한지 아닌지 생각을 해 봐야겠어서 펀딩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야기를 듣고 친구가 애월아빠들 계란을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보내주어서 난각번호 1번란을 받았다. 마침 그 주에 코스트코에 간김에 난각번호 2번란을 두 판이나 사다놨어서 갑자기 계란이 80개나 쌓이게 되었다. 난각번호 2번란은 평소 먹던 4번란보다 조금 작았고, 1번은 더 작았다. 한 번에 4개씩 후라이를 해서 먹어도 너무 많다고 생각되지 않는 크기였다.
확실히 4번보다 2번이 고소하고 신선했고 더 맛있었다. 1번은 2번보다 좀 더 맛있었다. 4번에서 2번으로 갈 때 더 좋은 걸 먹는다는 느낌이 컸고, 2번에서 1번으로 갈 때의 느낌은 좀 더 좋은 거구나 싶은 정도였다. 그 뒤로 집에서 먹는 계란은 2번으로만 사기로 했다.
80개의 계란을 얼른 먹기 위해서 주말 아침 4개씩 계란후라이를 만들어 먹었다. 저녁에 배가 고플때 피자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2개씩 계란후라이를 했다. 오늘은 계란말이를 저녁 반찬으로 만들어서 먹었다. 계란이 많으니 할 수 있는 요리가 많아서 걱정이 없다고 한다. 이제 다 먹어가는데 다음에도 어디에서 구입하던 2번으로만 찾아봐야겠다. 참, 2027년 9월부터는 축산법 시행령 개정으로 4번은 사라지게 된다.
20260113. 1,224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