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
커피 브랜드 중에 블루보틀을 좋아한다. 심플한 파란 병 로고에 이끌려 산미가 적당한 쓰리 아프리카 원두도 많이 갈았고, 좋아하는 커피 도구들도 블루보틀 브랜드다. 회사에서 쓰는 머그잔도 그렇고 가장 많이 썼고 좋아하는 드립 용구들도 여기꺼를 썼다. 지금 회사에서 쓰는 건 들고 다니는 도구 수를 줄이기 위해서 일체형을 쓰고 있지만. 블루보틀 창업자의 이야기도 좋아하고 관련된 책도 몇 권 샀었다. 심플함을 추구하면서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비슷해서 브랜드로써 애플과 블루보틀을 좋아한다. 커피계의 공룡인 네슬레가 인수할때 브랜드가 사라지거나 훼손될까봐 걱정도 했었다.
도쿄에 갔을때 처음 접해서 일본 브랜드인줄 알았다.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에서 일본스럽다고 생각했다. 라떼가 맛있는 곳이라서 (우유 먹으면 배가 아픔에도 불구하고) 시그니처 라떼를 마셨고, 두 잔을 마신 후에는 아메리카노로 전환했다. 원두도 스타벅스의 태운 맛 보다 입에 맞아서 5년 정도 블루보틀에 집중했다.
도쿄에 갈 때 마다 블루보틀 매장을 찾았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는 중인데 시오도메역인가 연결된 곳 2층 백화점에 회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도 매장이 있어서 머그잔을 사러 갔었다. (마침 품절..) 마침 지사가 있는 아키하바라 근처에 매장이 있어서 항상 들렀다. 옛 기차역 밑을 쇼핑센터로 꾸민 곳인 만세바시역 1층에 기간 한정 플래그십 매장이 있었다. 쓰다보니 일본에 갈 때 마다 블루보틀을 빼놓지 않고 엄청 찾아다녔네..
성수동에 한국 매장을 처음 냈을 때는 가보지 못했고, 삼청동 매장을 가서 커피를 마시고 원두와 파란병 뱃지를 샀었다. 제법 지나서 판교역앞의 아브뉴프랑에도 매장이 생겼다. 아직도 블루보틀 일본 사이트의 뉴스레터를 수신하면서 신제품이 나오는 소식을 보고 있다.
어제 들은 뉴스로, 네슬레가 가진 블루보틀 지분을 중국 최대 커피 체인인 루이싱커피의 투자사가 인수했다고 하나. 전 세계 매장 운영권을 4억 달러(5,800억원)에 가져갔다고. 네슬레는 인수후에 블루보틀의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했었다. 루이싱 커피의 투자사인 센투리엄 캐피털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매출을 부풀린 사기 사건 이후로 루이싱 커피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에서 스타벅스를 꺾고 최대 커피 체인으로 올라섰다.
블루보틀이 가진 브랜드의 가치가 달라지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면서 이제 블루보틀도 떠나보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그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 좋을텐데.. 애정하는 브랜드가 사라질까 걱정이다.
20260309. 1,234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