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가르치려 하지 않을 때, 우리는 함께 자란다
나는 한때,
내가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살아봤고,
조금 더 버텨봤고,
그래서 조언을 건네는 일이 익숙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가 조용히 말했다.
“엄마 미워하기 싫어.”
그 말은 나를 혼낸 것도,
화를 낸 것도 아니었다.
다만, 아이가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상했을 때 나온 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르치려던 마음이 순간 멈췄고,
그저 조용히 눈을 마주보았다.
한 친구는 내가 아프다고 털어놓았을 때
크게 놀라지 않았다.
“괜찮아. 나도 그랬어.”
그 말 뒤에 어떤 판단도,
위로의 과장도 없었다.
그저 옆에 앉아,
가볍게 등을 토닥여주었다.
나는 그날 알았다.
누군가를 가르치지 않아도,
우리는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사람은 혼자 자라지 않는다.
성장은 일방적인 방향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다.
나는 아이에게서,
친구에게서,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에게서 배운다.
그들의 말투,
표정,
기다림의 태도 속에
내가 잊고 지낸 감정들이 숨어 있다.
가끔은 아이가 나를 사람답게 만든다.
나의 부족함을 비추고,
나의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어른이 되어서야,
나는 그 말들이 얼마나 큰 가르침이었는지를 안다.
사람은 함께 살아가는 사이에서
비로소 자란다.
오늘의 여백
당신은 누구에게서 조용한 가르침을 받았나요?
그 말 한마디, 그 눈빛 하나가 떠오른다면
이곳에 조용히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