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너무 자주 해서 물경력이 될까 봐 걱정입니다.

한 회사에 10년 다녔다고 해서, 정말 10년 치의 실력을 가진 걸까요?

커리어 상담을 하거나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꽤 자주 듣는 고민입니다. 이력서에 줄줄이 나열된 짧은 재직 기간이 나의 '끈기 부족'이나 '부적응'으로 비칠까 두려워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냉정한 질문 하나를 던져봐야 합니다.

"한 자리에 오래 버티고 앉아 있는 것이 곧 '일 잘함'을 증명하는가?"

저는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한 조직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며 성장한 분들의 끈기와 깊이는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이 흘러서 쌓인 연차와, 치열하게 부딪히며 쌓은 '경력'은 엄연히 다릅니다.

1. 경력의 가치는 '길이'가 아니라 '밀도'입니다. 10년 차 과장님 중에는 정말 '10년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도 있지만, '1년짜리 경험을 10번 반복한'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 1년마다 이직했더라도 매번 새로운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적응하며, 성과를 만들어낸 사람은 1년의 밀도가 다릅니다.

2. 잦은 이직은 '적응력'과 '도전'의 증거일 수 있습니다. 이직이 잦다는 건 역설적으로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장에서의 나의 가치를 끊임없이 검증해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다양한 조직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를 경험한 것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3. 중요한 건 '왜' 떠났고, 무엇을 '남겼는가'입니다. 단순히 싫어서 도망친 것과, 더 큰 성장을 위해 움직인 것은 다릅니다. 짧은 기간이라도 그 안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만든 변화, 해결한 문제, 배운 점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면 그건 절대 '물경력'이 아닙니다. '압축 성장'의 기록입니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이력서에 적힌 짧은 기간들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대신 그 시간 동안 당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밀도 있는 시간을 보냈는지, 그 경험들이 어떻게 지금의 당신을 더 유연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는지를 증명하십시오.

회사는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와서 일을 되게 만드는 사람'을 원합니다.

경력은 단순히 '버틴 시간'의 합이 아니라, '해결한 문제'의 합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