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어쩌다 보니... 길어졌네요.

by B급 사피엔스

간부가 되었다. 상설위원회 중 홍보위원장 감투를 쓰게 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줄 테다.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서.


얼마 전 25년도 재미난학교 신·구 운영위원회 회의가 개최되었다. 24년도 운영위원들과 25년도 운영위원들이 함께 참석해 인수인계를 하고, 한 해 학교 운영의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예결산 보고와 승인, 학칙 개정안에 대한 승인의 건이 있었고, 신편입생 모집 방안에 대한 안건 토론이 있었다.


예결산과 학칙 개정 같은 중요한 사항을 다루는지라 생각보다 회의는 빡빡했고, 각이 어느 정도 잡혀 있었다. 운영위원회는 말 그대로 학교의 대소사 운영을 결정하는 위원회였다. 처음 운영위원회를 참석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홍보만 생각하고 있다가, 학교 운영이라는 큰 개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참석한 상황이 돼버렸다. 일 년 동안 재미난학교를 한 바퀴 돌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미지의 영역은 남아있었다. 아이 졸업 때까지 계속 궁금해하다가 졸업하게 될지도.




'재미난학교 체험 보고서'는 작년, 네 명의 학부모들이 의기투합해 '산책모임'이란 이름을 정하고, 학교와 관련된 12개의 에피소드를 관찰일기 형식으로 쓰기 시작했다. 애초 각자 집필한 원고를 하나로 묶어 책으로 출간하기로 계획했지만, 출판사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200여 곳의 출판사 문을 두드리면서 재미있기도, 기대되기도, 설레기도 했다. 결국 아쉬움을 삼켰지만 이 또한 즐거운 인생 경험이 되었다. 무엇보다 글이라는 것을 처음 써본 해였다. 어쭙잖은 글을 계속해서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미련이 남았던 탓인지, 수다쟁이처럼 할 말이 남았던 것인지, 몇 편의 추가 에피소드를 마친 후에도 주절주절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또 15편의 글이 쌓이게 되었다. 이만큼의 분량을 더 쓸 생각은 없었다. 산책모임 활동도 겨울방학에 들어가고, 그동안 있었던 또는 그사이 일어난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하나씩 쓰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1부에 이어 2부가 만들어진 셈이다. 2부는 1부와 달리 미리 정해진 소재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자유도가 더 넓어지고, 재미난마을 비중도 늘어나게 됐다. 숙제를 마친 학생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문제집을 조금 더 풀어본 것처럼, 부담 없이 기웃거리듯 관심이 머무는 곳에 글을 쓰다 보니 또 다른 재미와 묘하게 여유로운 느낌마저 들었다.


새롭게 출발하는 운영위원회처럼 산책모임도 겨울잠을 깨고 기지개를 켤 시기가 왔다. 해가 바뀌며 산책모임도 변화를 맞이했다. 뉴 페이스 두 분을 영입했다. 산책모임 2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소재의 방향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도 출간의 도전은 계속된다.


글을 쓴다는 건 재밌기도 하지만 골치 아픈 일이기도 하다. 쓰는 행위도 그렇지만, 무엇을 쓸 것인지를 정하는 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골칫거리다. 2기 멤버들과 머리를 맞대야겠다. 그리고 얼마 후 새로워진 이야기로 또 다른 재미난학교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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