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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란수 Oct 15. 2015

여행?희망! _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여행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기 : 이른바 "헬조선"을 벗어던지기 위한 여행

젊은이들이 아프면 청춘이 되는 국가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면 환자지! 청춘이냐!!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의 본래 의미는 아마도 그렇지는 않았겠으나, 실제 현실은 이 말이 ‘텍스트’ 그대로 통용되기 일쑤이다. ‘청춘은 원래 아파야 해’. ‘그렇게 열정을 갖고 일하는 것이 중요하지, 돈이 뭐가 중요해’라고 외치는 사회가 되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청춘이라고 해서 반드시 아픈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 스스로가 그것을 감내하고라도 꿈과 미래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것만으로 족해야지, 꿈도 미래도 없이 단순히 희생을 하라는 것은 기득권과 기성 세대들의 탐욕에 불과하다. 청춘을 위로하려고 한 말이었을지라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기성 세대가 할 말은 아니다. 그 말은 ‘꼰대스러움’을 보여주는 표현에 지나지 않다.     


내게 청춘을 위로하라고 한 마디 하라고 한다면, (물론, 내 스스로 아직 청춘이고, 청춘은 나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는 못 하겠다. 다만, 나는 “꿈을 꾸어야 청춘이다” 정도로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재적인 또는 함축적인 뜻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가장 큰 전제는 꿈을 꾸는 것이고, 그 꿈 때문에 너무 아프다면 그 아픔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청춘이고, 그러한 청춘을 잘 보호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올바른 사회라 생각한다.    


꿈꾸고 싶다아!

  

여행에서 꿈을 찾다     


나 또한 직장인의 삶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청춘 직장인에게 꿈이란 사치에 가까웠다. 까라면 까야 했다. 야근과 새벽, 휴일 출근은 일상이 되어버리고, 상식적이지 않은 조직 내 상하관계와 조직 밖 갑을관계는 때로는 나를 굴욕적이게도, 때로는 나를 바보처럼 만들게 되었다. 청춘이어서 아픔을 강요당했고, 청춘이라는 이유로 나는  직장에서 굴러다니는 하나의 나사쯤 되는 소모품으로 취급당하는 느낌이었다. 뭐 그렇다고 우리 직장인들이 비단 생물학적인 청춘을 벗어난다고 해서 직장의 소모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를 만나고 누구를 소개해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어디에 소속되어 있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나”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직장”과 “일”이 나를 대체한다.  그때부터 나의 꿈은 직장의 비전이 되어버린다. 개인적인 꿈과 일탈은 허용되지 않는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여행을 가면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직업을 갖고 있고, 어디에 근무하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아직도 ‘꼰대스럽게’ 그러한 것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가끔은 있으나, 대체적으로 여행을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은 나의 직업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여행이라는 것은 ‘직장의 나’가 아닌 ‘본연의 나’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해주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여행을 가면 바로 이러한 ‘본연의 나’로서 다시 꿈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이유이다.      


심지어는 나이조차도 초월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의 터키 여행에서 만난 미국인 친구 제리는 지금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구라고 부르며 지낸다. 제리의 나이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정년퇴직 후 꽤 여러 해를 보낸 할아버지이다. 그렇다한들 그와 나는 한 번도 나이를 물어본 적이 없다. 여행은 정신을 젊어지게 하는 샘이다. (내가 한 말이 아닌 안데르센이 한 말이다.) 여행에서 만난 친구는 더더욱 나이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맨 오른쪽에 있는 할아버지가 친구 Jerry Wagman이다. 아직도 우리는 메일을 주고 받으며, 여행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행과 함께 하며 얻은 자신감     


일상생활에서는 언제나 만나고, 언제나 다니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내가 나의 장점을 잘 찾고, 사회생활도 원만하고, 모든 것이 잘 풀린다면 문제는 되지 않겠으나, 내가 남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고, 나의 장점도 못 찾고 방황하다 보면 일상생활의 틀에서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난 틀렸어! 날 내버려두어어!!!!


일상생활을 벗어나 여행을 가보자. 생각보다 ‘나’라는 사람의 장점을 여러 상황을 마주치면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또,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문화를 접하면, 우리가 접해왔던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여행을 하면 그렇게 자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모든 여행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좀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독일 아우토반에서도 다른 차 속도에 못지 않게 함께 질주도 해보고,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길을 잘 못 들어서 가드레일도 설치 안 된 좁은 도로로 높은 산 세 개를 넘고, 태국에서 우리와는 반대 편으로 운행되는 차선을 식은 땀 흘리면서 운전하며, 스스로 운전에 생각보다 적성이 있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외국어는 잘 못해도, 매번 예약하고 이를 변경하고, 취소하고, 요청할 때마다  이것저것 찾아가며 글을 쓰거나 대화를 하다 보면 외국어의 핵심은 자신감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한 자신감이 바로 여행에서 비롯되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여행을 함께 한 렌터카. 아우토반에서 시속 190km로 달린 고마운 차이다.


여행에서 만난 청춘은 아파 보이지 않았다    

 

내가 만난 여행에서 만난 청춘은 적어도 아파 보이지 않았다. 많은 것을 경험하려 했고, 즐기려고 했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물론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의 경험과 재미는 아픔의 자양분이 되기보다는, 꿈의 자양분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N 포 세대에게 비싼 돈과 아까운 시간을 들여서 여행하라는 것도 정신 나간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찾아보면 생각보다 저렴하게 여행을 갈 수 있는 방법도 많고, 여행기간은 어쩌면 그 시간에 다른 공부와 준비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여행이 다 좋고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그래도 여행을 통해 ‘본연의 나’를 발견해보고, 어디 어디 소속의 상대방이 아닌 ‘본연의 상대방’과 만나보면 아마도 꿈을 찾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닌 용기의 문제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만난 청춘은 꽃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꿈을 꾸어야 청춘이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내게는 모든 청춘들이 여행을 아무런 부담 없이 떠나게 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만들 재주나 힘이 없다. 스위스에서는 아르바이트 시급이 2만 4천 원 정도라고 한다. 뉴질랜드(특히, i-site라는 관광안내소 인터뷰 결과)에서도 알바와 비정규직, 정규직은 일하는 시간 수준만 차이가 있지, 시급은 동일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렇지만 돌아와서, 우리의 현실은 이와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매우 가혹하다. 여전히 청춘에게는 정당한 급여가 아닌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i-site 매니져와 인터뷰 모습. 사람을 상대하는 감정노동자의 고충이 많기 때문에, 급여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이 우리와의 차이를 느끼게 해준다.


그럼에도.. 적어도 내 경우에는 여행은 나를 ‘꼰대’로 진행되기 보다는, ‘청춘’으로 돌려놓는데 일조를 한 것 같다. 그냥 지나쳤을 사물과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세상이 그래도 아름답다고 느껴지게 만들었다. 모로코 에사우이라의 털모자 짜는 아저씨의 모습이나, 터키 이스탄불에서 오가는 트램의 분주함, 그리고 스케일 작게는 라오스 볼라벤고원에서 본 커피 콩이 자라는 모습들은 여행에서 발견한 삶에 대한 즐거움이었다. 어떠한 공통점은 없지만, 그냥 사는 것에 대해, 생명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게 해 준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었다.


모로코 에사이우라의 털모자 짜는 아저씨
터키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의 트램이 지나가는 여유로운 모습
라오스 볼라벤고원 시눅커피리조트의 커피콩이 자라는 모습


그러고 나서 내 스스로는 나름대로의 꿈을 꾸게 되었다. 

아프면 아프다고 하고! 아픔을 벗어나려고도 하고!

그리고 꿈을 실천하며 인생을 살자고 말이다! 


내가 여행을 다니며 만든 꿈들을 우리 청춘들이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그게 정말 우리의 기성세대나 사회가 할 일이 아닐까.     




결론은? 사실 없다. 


뭐야. 여기까지 읽었는데 ㅠㅜ


그렇지만 그래도 마지막 맺는 말을 해본다면?

기성세대여! 청춘에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하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 그런 어쭙잖은 말은 개나 줘버려랏!


 

내가 뭐 어쨌길래 나한테 주래?


청춘이여!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자! 세상은 스스로 좋아지지 않으니깐!

그리고...

힘들지만, 그래도 꿈을 갖자! 여행을 가자! 

저렴하게 여행 가는 법? 

글을 공유하고 댓글 달면 알려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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