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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란수 Feb 24. 2016

#4. 사카이미나토 시게루로드

여행자의 눈으로 본 멋진 관광개발과 콘텐츠 이야기

사카이미나토 시게루로드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발한 크루즈는 훗카이도의 작은 도시 무로란, 일본 3대 정원인 겐로쿠엔이나 알펜루트를 볼 수 있는 도야마를 들리고 다시 해항으로 출발하였다. 이제 인천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 곳을 더 들릴 예정이다. 작은 마을 사카이미나토였다.


사카이미나토를 들르게 된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보이저호"


사카이미나토는 여러 볼 거리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을 하나 선택하라면? 바로 이 단어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요괴"! 미즈키 시게루가 태어난 곳인 사카이미나토는 시게루로드라고 알려져 있는 요괴를 테마로 한 지역이 있는 곳이다. 요괴라고 하니, 왠지 무섭고 거부감이 들 것도 같지만, 무서운 요괴라기보다는 귀엽고 우습게 생긴 요괴들이다. 어렸을 때 어디에선가 한 번은 봤을 듯한 요괴가 있는 사카이미나토를 방문하게 되었다.



미즈키 시게루에 대해서는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가이자, 반전 철학을 가진 만화가로 알려져 있다. 미즈키 시게루는 종군위안부와 관련된 만화를 그리기도 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술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만화는 요괴만화인 <게게게의 기타로>가 있다. 2015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전쟁에서 한쪽 팔을 잃었지만, 남은 한쪽 팔로 3배의 일은 더 했다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던 만화가였다.


생전의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 (이미지 출처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사카이미나토 항에 도착하여, 시게루로드까지는 멀지 않았다. 버스로 약 30분 정도 달렸을까? 사카이미나토역에 도착하였다. 사카이미나토의 역에는 마침 요괴열차가 도착해 있었다. 시간관계상 타볼 수는 없었으나, 많은 블로그에서 소개된 그 요괴열차의 모습 그대로였고, 외관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었다. 이제 시게루로드에 도착한 것이 실감이 났다.


요괴모습이 그려져 있는 기차
기차역 앞의 버스도 역시 요괴그림이 그려져있다



직접 만나본 사카이미나토 시게루로드


시게루로드는 약 500m 거리의 상가가 양 옆으로 조성되어 있는 아기자기한 거리이다. 상가 뒷편으로도 크고 작은 상점과 음식점이 개발되어 있고, 거리의 끝은 시장과 기념관에 맞닿아 있어, 여행자들이 걷는데 헷갈리지 않는다. 거리에는 요괴들의 크고 작은 동상들이 쭉 펼쳐져 있어, 그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다 찾아나가는 재미도 있다. 곳곳에는 도장을 찍어, 시게루로드의 명소들을 모두 찾아서 도장을 수집해 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시게루로드의 상점에서 파는 것은 대부분 요괴와 관련된 것들이다. 눈깔 사탕, 게게게 피규어, 요괴 통조림 등 종류도 다양하다. 기념품들이 아기자기하여 지름신이 발동할 만 하다. 그야말로 OSMU(One Source Multi Use)의 표본이랄까. 이러한 것도 요괴와 관련된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까지 요괴를 상품화한다. 



사실, 시게루로드는 단순히 거리의 요괴 동상이나, 기념품으로만 요괴 모습이 그치지 않는다. 여행자 입장에서 눈이 가는 곳곳에 요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도 요괴가 나타나니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를 않는다.



단순히 하드웨어 시설만이 있는 시게루로드는 아니다. 시게루로드를 다니다보면 게게게의 기타로 주인공들이 돌아다니면서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다. 택시에도 택시 위의 노란 캡이 아닌 요괴 눈이 달려있다. 요괴의 눈이 돌아가고 있는 수공간도 볼 수 있다. 



긴 시간 체류할 정도는 아니지만, 3~4시간 둘러보고, 식사를 하고, 기념품을 사가기에 나쁘지 않은 장소였다. 보다 미즈키 시게루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거리의 끝부분에 있는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이나, 사카이미나토 역 2층에 있는 전시관을 가면 미즈키 시게루에 대해서 보다 공부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과연, 만화를 사랑하고, 만화가에 대해 존경을 표하는 일본이구나 싶다. 이러한 관심과 존경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관광산업화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방문 후 느꼈던 점!


테마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테마파크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떠한 장소에 방문했을 때,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면, 강렬한 테마가 있어야 한다. 말이 쉽지, 사실 이러한 강렬한 테마를 하나 갖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개발자들에게도 테마를 설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관광 개발을 위한 컨셉을 하나로 설정하기보다는 이것 저것을 다 검토하여 짚어넣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중 결과물은 잡탕과 같은 형태로 나오게 된다. 


그런데, 시게루로드의 테마는 매우 명확하다. 단일 '요괴' 컨셉으로 상가, 버스, 기차, 택시, 식당, 기념품이 구성되어 있다보니 이곳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명확하다. 여행자의 입장이 명확하니, 공급자의 입장에서 개발하여야 할 것들이 명확해진다. 공급자는 하드웨어와 콘텐츠, 다양한 기념품들을 일관성있게 개발하고 이를 보여준다. 그만큼 여행자와 공급자의 일관성, 그리고 추구하는 바의 명확성은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장찍기 등의 코스를 찾아나가는 것도 재미이다. 하나하나 시게루로드의 명소와 볼 거리 등을 놓친 곳이 없는지를 찾아나가고, 또 보물을 찾아나가다보면 어느새 시게루로드를 모두 보게 된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소소한 요소들이 관광지를 찾아나가는 재미를 준다


물론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


가장 부러운 것은 만화에 대한 인식이다. 만화, 만화가에 대한 존경과 존중이 콘텐츠의 원천을 만들어낸다. 만화는 유해한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 게임을 마약과 같이 취급하는 사회에서 과연 이러한 마을테마가 개발될 수 있을까? 아마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게다가 요괴? 지자체에서 과연 요괴를 소재로 한 마을을 개발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사고의 유연함과 개방적인 마인드가 관광을 이끌 수 있다.


요괴한테 공격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



여행자의 시선!


1. 귀여운 요괴들을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으니 재밌고 좋아!

2. 조그마한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쓴 디테일이 놀라워!

3. 짧은 시간 강렬한 경험은 여행 후 잔상이 많이 남네!

4. 일본 만화의 콘텐츠가 이렇게 관광 활성화의 힘이 될 줄이야!



공급자의 시선!


1. 테마를 설정할 때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자!

2. OSMU(원소스 멀티 유즈)를 통해 상품을 다양화하자!

3. 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원천 자원과 스토리가 풍부해야 한다!

4. 요괴라는 컨셉의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고,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필요하다!



다음에 살펴볼 벤치마킹 여행지는?


호수가 아름다운 마을 할슈타트의 전망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5Fingers 전망대로 대표되는 이 곳은 트래킹을 하면서 여러 전망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할슈타트는 그자체로 아름다운 호수 마을이지만, 이 호수마을의 전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전망대에 올라가서 조망하는 것이 좋다. 매우 무서워보이지만, 매력이 있는 전망대를 살펴보기로 하자!


할슈타트 5Fingers 전망대 (이미지 출처: http://www.boundlessnomad.com)



이 연재글은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아무래도 글을 쓰다보면, 정확한 근거나 자료가 미흡할 때가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라든지, 만약 다른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또 댓글 작성이 어려우실 경우, naked38@naver.com, http://www.facebook.com/projectsoo, http://www.tourism.re.kr 에 의견을 보내주세요. 지속적으로 글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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