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대가
대학시절 열심히 공부하며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억압 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싸웠다. 덕분에 감옥도 갔다 오고 취업길도 막혔지만 군인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다스린다는 사실에 환호했다.
사회를 나와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살아오면서도 자식들에게 민주화된 세상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최근의 모습을 보면서 그 자부심은 사라졌다.
전 국민이 코로나로 힘든 가운데 부동산 투기꾼들은 전국을 떠돌며 대한민국을 투기장으로 만들고 온갖 언론매체들은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바보라고 희롱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내가 산 집값이 폭등하고 내가 산 주식이 올라야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를 방치한 정치인들은 소외된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종부세를 인하하는 등 투기꾼들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들에게 표심이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자들을 위한 정치의 초심이 사라진지 오래다.
계층 사다리가 무너진 젊은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집을 사서 평범하게 사는 일상의 희망을 버린 지 오래로 더 이상 기성세대와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아파트 한 채도 못 가진 아버지는 미움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더 이상 자신의 생업에 집중하지 않는다. 평생을 일해도 부동산과 주식 투기꾼들이 순식간에 벌려놓은 부를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끝까지 버티면
희망은 있는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