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첫 강의
엄청난 비가 내리는 날 1차 유럽 인솔자 양성 교육이 끝났다. 마지막 시간은 학생들이 발표를 하고 강사들이 평가를 하는 시간이었다. 최선을 다한 학생들의 발표를 보고 11명의 학생들을 선발했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장대 같은 비가 그칠 줄 몰라 지인을 찾아 소주 한잔하고 그 비를 다 맞고 집에 왔다.
그로부터 2주의 시간이 흘러 2차 인솔자 교육시간이 돌아왔다. 변한 것은 교육 대상자가 학생에서 일반인으로 바뀐 점이다.
델타 코로나의 영향으로 수업 하루 전까지 결정을 미루다가 결국 비대면 강의로 오늘 첫 강의가 시작되었다.
비대면 강의에 임하는 수강자들의 열기는 예상외로 뜨거웠다. 랜선 넘어 그분들의 열정이 느껴져 나도 최선을 다해 강의를 하였다.
비대면 강의를 마친 후 강의 효과를 몰라서인지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이 쓸쓸했다. 그러나 쓸쓸한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니 강의 중에 느낀 점 때문이었다.
오늘 강의 주제는 영국 박물관과 서영 문명사였다.
준비한 자료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모든 인류의 역사가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류가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인류의 순간순간이 힘들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지금으로부터 5천 년 전 최초의 문명을 이룬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현재를 살았다. 산이나 바다의 장벽이 없이 탁 트인 평야에 살았던 고대 메소포타미아 인들은 끊임없는 전쟁 속에 살았다. 그래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살은 그들은 미래보다는 지금 여기와 현재에 가치를 두고 살았다.
카르프 디엠. 현재를 살아라.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람들과는 달리 바다와 사막에 둘러싸여 외적의 침입없이 평화롭게 산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늘 반복되는 밤과 낮 그리고 규칙적인 강의 범람 속에 살면서 현재보다는 죽음뒤의 세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들은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듯이 죽음 뒤에 인간은 부활하여 영생의 삶을 산다고 믿었으며 죽음뒤의 부활을 위하야 미라를 만들었다.
당시 고대 이집트들은 영생을 얻기 위해서는 진실되고 정의로운 삶을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사자의 서에서 보이는 그들의 내세관에는 사람이 죽으면 정의의 저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살아 있을 때 얼마나 정의로운 삶을 살았는가 였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 인들은 정의로운 삶을 추구하게 위해 살면서 다음의 구절을 늘 가슴에 지니고 살았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오늘 강의 중 놀란 것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진실되고 정의로운 삶으로 가게 되는 죽음 뒤 영생의 땅이 이상적인 천국이 아니라 살아서 제일 행복했던 삶으로 돌아간다는 점이었다.
결국 지금으로부터 5천 년 전에 살았던 고대인들은 모두 미래보다는 현재에 가치를 두고 살았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픈 과거와 불안한 미래보다는 현재를 살아야 한다며 암송했던 시가 기억이 나 시를 암송했다. 하지만 나를 실은 버스는 무심한 채 현실의 강을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직진하며 나아간다.
오늘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