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여행

옳음과 친절

마지막 평가

by 손봉기

해외여행 인솔자 교육과정 발표 이틀 째 날.


발표하는 분들이 대부분 지인들이라 평소 존경했던 교수님에게 평가를 맡겼다.


교수님은 놀랍게도 모든 분들을 탈락시켰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약점은 있지만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몇 분은 합격할 줄 알았던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교수님으로부터 결과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포차에 들러 술을 마셨다. 왜 그럴까 스스로 물으며 술잔을 기울이는데 <원더>라는 영화 속 대사가 생각났다.




옳음보다는 친절을 선택해야 한다.




오늘 발표한 분들은 코로나로 직업을 잃고 고군분투하면서 삶을 버티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그분들의 최고의 가치는 자존감이다. 그래서 오늘 발표를 통해 자신이 살아 있으며 가이드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증명하기보다는 여행하는 분들의 삶을 증명하는 사람이 가이드라고 생각한 교수님은 그분들을 모두 탈락시켰다.


가이드는 자신의 삶이 옳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라고 교수님은 말씀하신다.


오늘 발표를 하신 분들이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힘든 현실을 버티다 보니 조급해서 그 속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며 지인들이 그렇다면 나 역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도 술잔을 든다.


운 좋게 젊은 시절 가이드가 되어서 심사위원의 자리에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오늘도 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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