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생미셸 가는 길 248화
[대문 사진] 라 아그(La Hague)의 구리(Goury) 등대
코탕탱 주변에는 여러 개의 섬들이 존재한다. 빅토르 위고가 망명생활을 한 저지 섬과 건지 섬 이외에도 여러 개의 섬들이 흩어져있다. 다시 이 분야의 전문가인 장 르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스칸디나비아 인들의 점령이 이루어지던 초기에 망슈 해협에 속한 섬들은 그 시대의 어떤 문헌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저지 섬 출신인 중세 사가 로베르 바스 조차도 그의 저술 「루 이야기(Roman de Rou)」에서[2] 무섭고도 잔인한 ‘하스탠츠(Hastainz)’ 바이킹 우두머리가 이끄는 바이킹 전사들이 상륙한 지점이 이 섬들이라고 적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 나라 그 부족들
사라센이 저지른 가장 악랄한 일은
여기저기 성소들을 약탈한 일이었다네.
오리니 섬, 건지 섬
세르크 섬, 에흠 섬, 저지 섬.”
여기서 바스가 잔인무도한 이교도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라센’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은 바이킹들을 가리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코탕탱의 섬들은 9세기 초까지만 해도 인구가 아주 적었으며, 모든 섬 이름들이 바이킹들에 의해 붙여졌다. 섬 이름들을 살펴보면 접미어는 달라졌지만, 접두사만큼은 노르망디 어원에 따른 철자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기가 상당한 섬들의 이름은 노르망디 어에 속한 지명을 가리키는 총칭명사인 ey(섬, île)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제르수아(Jersoi)’(영어로 저지, Jersey)란 말은 1025년경 리샤르 2세 때의 문서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게르수아(Gersoi)’ 또는 ‘게르쉬(Gersui)’란 단어가 그와 같다.
접두사는 자아할(jarl)(왕자, prince)이다. 저지는 따라서 ‘왕자의 섬(l’île du jarl)’이 된다. 오늘날 제르소(Jersø)라 불리는 노르웨이의 베스트홀드 섬 이름과 같다. 「잉글린갸르의 사가(전설)」에 등장하는 자아할지(Jarlsey)란 단어가 그에 해당한다.
‘그흔느루아(Greneroi)’(1027년경에는 건지(Guernesey)라 불린)란 말 역시 또 다른 형태로 보이지만, 1270년경에 섬을 가리키는 문헌에서 ‘거흐느리(Guernerie)’란 말로 등장한다.
접두사는 그린(초록)이며, 건지란 말은 ‘초록의 섬’이란 뜻이다. 건지가 그와 같은 의미를 띤 것은 북쪽에서 남하한 선원들이 보기에 섬이 파란 풀밭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1042년경에 붙은 ‘오렌느(Aurene)’나 ‘세르크(Serc)’(오리니, Aurigny와 세르크, Sercq)란 말의 뜻은 정확하지가 않지만, 나중에 쓰이게 된 ‘알레누아(Alrenoi)’란 단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알레누아란 말은 1291년 외드의 아들인 라울 대법관이 라틴어로 쓴 편지에 등장한다. ‘세르끄요(Cerqueyo)’(두 접미사가 등장하는)이란 말은 접미어 -ey가 누락되었다. 이 접미사 역시 ‘에름(Erm)’(Herm)과 같은 경우였을 것이다. 그러나 확실하다고는 볼 수 없다.
쇼세 섬들 역시 프랑스에 보관되어 있는 거의 유일한 문헌들이라 할 수 있는 1022년 몽생미셸 수도원에 하사한 문서에서 발견되는데, ‘칼수아(Calsoi)’란 용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접두사는 커다란 섬 옆에 위치한 작은 섬을 가리키는 칼프르(Kálfr)란 말에서 왔다. 쇼세 섬은 실제로 주변에 작은 섬들이 에워싸고 있는 커다란 섬에 속한다.
[1] 장 르노(Jean Renaud), 『바이킹들이 이룩한 노르망디 왕국(La Normandie des Vikings)』, 오렢(OREP) 출판사, 파리.
[2] 루(Rou)란 단어는 12세기말에만 유일하게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