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장 미셀 바스키아 전시회를 다녀오다

'어? 내 그림과 묘하게 비슷한 걸?'

by 토이비

아이들 겨울 방학이 끝나갈 무렵, 의미 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초5, 초2 두 아이를 데리고 바스키아 전시회를 다녀왔다.

뽀로로에 심취했던 시기에 엄마 손에 이끌려 박물관을 끌려다닌 경험 덕분에, 아이들은 전시회라고 하면 질색을 하지만 바스키아라면 아이들이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회가 끝나갈 무렵이라 방학 이벤트로 성인 1명의 티켓으로 아이들 2명까지 무료 입장 시켜준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여차하면 휙 하고 둘러보고 나와도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전시회 기획은 독특했다.

바스키아의 작품 중간중간에 추사 김정희의 글씨나 훈민정음해례본, 백남준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스키아의 ‘언어와 시각 혼합'에 대한 성찰의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좀 뜬금없기도 했지만 기획 아이디어가 신선해서 마음에 들었다.


<로봇, 광복 이후> 백남준 - 아들이 이 작품에 꽂혀서 잠시 당황했다.


예상대로 아이들은 바스키아의 작품에 흥미를 느꼈다.

아마도 자신의 그림과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고취시켜 주고자 한마디 했다.

“바스키아 작품이 얼마인지 아니? 경매에서 1500억 원에 팔렸대.”

아이는 대답했다.

“1500원이 아니고??”

“그래. 그러니 너도 할 수 있어. 집에 가면 오랜만에 그림을 좀 그려보자.”


이 정도라면 나도..??


아이들은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꿈에 나왔던 괴물을 떠올리기도 했고, 자신이 그렸던 동물을 떠올리기도 했다.


둘째는 이 그림을 보며 자기가 그린 뱀이랑 똑같다고 좋아했다.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무렵 아이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역시 지루했던 모양이다.

전시장 2/3 지점을 넘어갈 무렵부터는 빨리 나가려는 자와 붙잡는 자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언제나 이쯤 되면 ‘혼자 올걸’하고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집에 돌아와서 ‘그래도 아이들에게 무언가는 남았겠지.’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작가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았더니 기억을 못 했다.

결국 이름이라도 남겨줘야겠다는 마음에 전형적인 딜을 할 수밖에..

“이름 기억 못 하면 저녁에 게임 시간 없다.”
그 말을 들은 둘째가 방에 들어가더니 종이에 이름을 크게 써서 외우기 시작했다.

장 미셀 바스키아




이 정도면 성공이다.

오늘 하루도 아이의 인생에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를..


수요일 연재
이전 01화아이랑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