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칠마루 Jul 09. 2023

외래진료 무료, 입원 시 50% DC

소방관이 경찰병원에 가는 이유

5월 초에 진료 예약 전화를 했는데 이미 6월까지 일정이 꽉 차서 2달이 지난 7월에야 예약할 수 있었다. 7월 7일 오전, 퇴근하자마자 정형외과 진료를 받기 위해 경찰병원으로 출발했다. 10시 30분 진료였다. 10시쯤 병원에 도착해서 1층 로비의 경찰, 소방 전용 창구에서 접수를 했다. 일반인과는 달리 공무원증을 내밀면 무사통과다. 경찰병원은 예전부터 정형외과 진료에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역시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정형외과 진료실 앞으로 가니 이미 환자 10명이 대기 중이었다. 내가 예약한 시간은 10시 30분이었으나 그로부터 15분 정도 뒤에 진료가 시작됐다. 의사 선생님께 오른쪽 무릎 통증을 말씀드렸더니 X-ray 검사는 이상이 없다며 바로 MRI 검사를 해보자고 하신다. 경찰이나 소방은 따로 검사비용을 받지 않기에 말을 건네는 의사 선생님도 편해 보였다.  

    

다만 비용이 들지 않는 대신 MRI 검사일을 예약하는 데도, 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최종 진료를 예약하는 데도 역시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45일 이후인 8월 21일에 MRI 검사 일정을 잡았다. 그 후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예약한 날짜는 9월 5일이다. 그래서 오른쪽 무릎 통증 관련 진료 → 검사 → 결과 판독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4개월이다. 오랜 시간이 걸린 대신 병원비는 모두 0원이다. 급한 진료가 아니라면 경찰병원에서 무료로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이것도 수도권에만 한정된 얘기다. 경찰병원이 서울에 있기에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은 이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     


소제목에 썼던 내용처럼 외래 진료나 검사는 무료(다만 이용금액만큼 연말정산에는 소득금액으로 간주됨)다. 그게 진료 → MRI 검사 → 검사 결과 판독 후 치료 또는 투약까지 보통 3달~4달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경찰병원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다. 아파서 당장 치료받아야 할 병이 아닌 한 굳이 일반 병원에 갈 필요가 없다. 소방관이 된 이후 걸린 허리디스크, 최강 소방관 경기를 준비하며 생긴 골반 통증 등으로 13년 동안 3번이나 MRI 검사를 받았다. 디스크는 아직 완치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관리하고 있기에 악화되진 않았다. 항상 경찰병원에 올 때면 예전 일들이 떠오르면서 시간이 훅훅 지나가는 게 느껴진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니 11시 30분이었다. 마침 경찰병원 앞에 팜유왕자 이장우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길래 그쪽으로 향했다. 우불식당이라고 우동과 떡갈비를 주력으로 팔고 있었는데 고기를 먹지 않는 나는 당연히 우동을 선택했다. 역시 그저 그런 보통의 우동이었다. 내 입맛에는 조금 짜게 느껴졌다. 차라리 8,000원을 주고 우동을 먹을 바엔 맘스터치 햄버거 세트가 더 낫지 싶었다. 그 후 스타벅스에 들러 피스타치오 아보카도 초콜릿 프라푸치노(이름이 길어서 주문할 때도 캡처한 걸 보고 읽었음)를 먹어봤다. 인터넷에서 맛있는 음료라길래 시켜봤는데 역시나 별로였다. 아직까지 내겐 스타벅스의 자몽 허니 블랙 티가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번 무릎 통증도 단순한 염증으로 그치길, 그래서 수술받을 필요 없이 운동을 쉬는 것만으로 자연 치유되길 바란다. 일하는데 몸이 아프면 스스로 제약이 많아진다. 현장에서 활동하다 아픈 무릎 붙잡고 내 사정 봐달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원활한 현장활동을 위해서라도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