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네 생각이야.
내 생각은 달라.
옳고 그름을 얘기하던 나는
너의 말에 길을 잃었다.
희미해진 이야기 속으로
넌 유유히 갈 길을 간다.
아이들에게 점잖게
훈계할 때가 있다.
차근차근 쌓아 올린 이야기로
아이를 설득해 나가다
문득 말실수를 했다.
“아빠 그건 틀렸네!
맞지? 맞지??”
순간 뜨거워진 머릿속에서는
온갖 말들이 소용돌이친다.
전세를 역전시킬 말을 찾고,
다시 혼낼 명분을 궁리하다
결국 이렇게 말하고 만다.
“그래. 아빠가 틀렸네.”
“봐! 나 맞았잖아!!
완전 내가 이겼지!”
논점과는 한참 다른 승리를 거두고
아이의 표정은 의기양양하다.
틀리고 진 나는,
그런데 웬일인지 머리의 열이
쓱 빠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상하게,
싫지 않다.
그래.
이번엔 내가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