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떠난 여행
수퍼맨 할아버지를 만나러 –
설렁탕집에서 맛있게 아침을 먹은 날 아침
예준이와 예빈이는 현충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기로 했어요.
할아버지는 코로나가 막 창궐하던
2020년 8월, 심장마비로 하늘나라에 가셨지요.
그때 예준이는 아직 아주 작았지만,
할아버지와의 추억은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었어요.
우리는 서울역에서
대전으로 가는 KTX를 탔어요.
기차는 쌩쌩— 하며 순식간에 달렸고,
창밖으로는 한국의 여름 풍경이 펼쳐졌어요.
“엄마, 저기 산! 또 산! 그리고 또 편의점!”
“와, 카카오 캐릭터 샵도 있다!”
한국엔 정말 신기한 게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예준이가 제일 좋아한 건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 편의점!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 문구류까지 뭐든지 있었죠.
“엄마, 돈만 있으면… 진짜 천국이야.”
대전에 도착하자
역 안에서 또 하나의 놀라운 발견이 있었어요.
바로바로—
성심당 빵집!
수많은 빵들이 진열장에 가득했고,
빵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어요.
“엄마, 이건 그냥 빵집이 아니야…
여긴 빵의 왕국이야!”
빵을 잔뜩 사고 나서,
우리는 택시를 타고
대전 현충원으로 향했어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예준이와 예빈이는
한참을 뛰어가더니 말했어요.
“엄마! 여기야. 할아버지 여기 계셔.”
“우리가 기억하고 있었지!”
지난번에 함께 왔던 그 자리를
아이들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어요.
묘비 앞에 나란히 서서
예빈이와 예준이는 조용히 앉았어요.
예빈이는 가방에서 살짝 접어온 편지를 꺼냈고,
예준이는 작은 국화꽃 한 송이를 놓았어요.
“할아버지, 저 예빈이에요.
할아버지 보고 싶어요…”
“할아버지, 예준이에요.
진짜진짜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예준이는 할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렸어요.
예빈이와 예준이에게
할아버지는 그냥 ‘가족’이 아니었어요.
어떤 날은 가장 친한 친구,
또 어떤 날은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또 어떤 날은 친절하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고 안아주는 선생님,
또 예빈이와 예준이를 위해 기도 해 주시는 할아버지셨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퍼맨 같은 존재였지요.
예빈이가 아주 꼬꼬마 어렸을 때,
공원에서 거위들에게 쫓겼던 날이 있었어요.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려던 그 순간
“얘야, 괜찮아!”
할아버지가 어디선가 나타나
거위들에게 “이 녀석들!” 하며 손을 휘저으시고,
거위들을 멀리 쫓아내셨죠.
그리고 할아버지는 매일
예빈이가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시간에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할아버지는 늘 운전 하시고 집에 가면서
“3×4는 뭐지?” “응… 12!”
“잘했어! 그럼 5×6은?” “30!!!”
구구단 공부도 하고
웃음꽃도 피었지요.
예준이에게는
자전거 선생님이기도 하셨어요.
처음 두 바퀴 자전거를 타려고 할 때,
넘어질까 겁이 났던 예준이 뒤에서
묵묵히 손을 잡아주셨던 할아버지.
“예준아, 너는 할 수 있어.
할아버지가 잡고 있으니까 걱정 마.”
그 말에 용기를 낸 예준이는
비틀거리며 몇 번 넘어졌지만
결국 혼자 자전거를 달리게 되었어요.
할아버지가 떠나신 지 벌써 4년.
하지만 예준이 마음엔
할아버지의 따뜻한 손길과 미소가
언제나 남아 있어요.
가끔 밤이 되면
예빈이는 "엄마 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잘 몰랐어
그게 얼마나 슬픈 일인지 내가 너무 어렸어서 할아버지가
같이 안계신다는게 무언지 상상 할수 없었어."
또 예준이는 엄마 옆에서
조용히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곤 해요.
“엄마… 할아버지 보고 싶어.
할아버지가 꿈에 나왔으면 좋겠어…”
엄마는 그런 예준이를 안아주며 말하지요.
“그럼 기도해 보자.
하나님이 할아버지 꿈에 보내주시도록.”
그날,
예준이와 예빈이는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며
속삭였어요.
“할아버지, 사랑해요.
그리고… 늘 고마워요.
우리 마음속 수퍼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