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떠난 여행
시카고에 사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바로 노예준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아무 데도 갈 수 없던 시절, 예준이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라켓소년단 이라는 드라마를 만나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게만 보았습니다. 중학교 아이들이 배드민턴을 치며 웃고 울고,
또 서로 싸우기도 하고 같이 도우며 성장하는 모습이 그저 즐겁게만 보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예준이는 드라마 속 이야기를 다 외울 정도로 빠져들었고,
세 번이나 정주행을 하고 나서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도 소체에 나가 보고 싶어!”
엄마는 웃으며 “예준이가 정말 좋아하나 보다” 하고만 생각했어요.
시간이 흘러 작년 초, 예준이는 다시 말했습니다.
“엄마, 나 배드민턴 라켓 사주실 수 있어요?”
엄마는 흔쾌히 아마존에서 라켓을 사 주셨습니다.
그러자 예준이는 매일같이 말했습니다. “엄마, 친구들이랑 치고 싶어요.
민턴부를 만들어서 같이 연습하면 안 돼요? 나 진짜 소체에 나가고 싶어요!”
엄마는 그저 잠깐의 열정일 거라 생각하셨지만, 예준이의 마음은 진심이었습니다.
급기야 올해 초, 예준이는 집 근처의 배드민턴장을 직접 찾아내고는 매일 졸랐습니다.
“엄마, 저기에 등록 좀 해주세요. 제발요!”
엄마는 마음이 움직였지만, 아이를 데리고 오가야 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예준이의 삼촌이 작은 선물을 안겨주셨습니다.
“예준아, 집 앞에서 칠 수 있도록 간이 네트를 사 줄게.”
그렇게 예준이는 라켓을 잡았지만, 혼자서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누나랑 아빠랑 삼촌이 총 동원 되어 같이 저녁 먹고
집 앞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것 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은 거죠!
“엄마, 친구들이랑 같이 치고 싶어요. 같이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요? 엄마는 교회 목사님께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목사님은 교회 실내 체육관을 아이들에게 열어 주셨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곳이 집에서 불과 3분 거리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처음에는 친구 한 명으로 시작했던 모임이 어느새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었지만, 신기하게도 다들 〈라켓소년단〉을 본 친구들이었습니다.
함께 웃고 떠들며 배드민턴을 치고, 때로는 경기가 끝난 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행복해했습니다.
엄마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처음엔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아이들의 실력이 조금씩 늘어나는 걸 보니 참 뿌듯하구나.”
예준이는 흥 많고 정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모이는 친구들 모두 서로를 잘 챙기고, 예의 바르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놀고 있는 체육관에 담임 목사님께서 깜짝 등장하셨습니다.
“얘들아, 오늘 내가 특별히 같이 쳐 줄게. 나를 이기면 선물이 있다!”
목사님은 아이들과 한명 한명 같이 경기를 하며 이름을 불러 주셨습니다.
“너는 이걸 잘하는구나. 그래, 이렇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어. 그렇지 라켓은 이렇기 잡으면 더 잘 칠수 있지“
목사님의 따뜻한 코치와 격려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이제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꿈이 생겼습니다.
“더 열심히 연습해서 목사님을 이겨야지!”
하지만 아이들이 언제나 배드민턴만 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배드민턴에 싫증이 났는지 농구도 하고, 피구도 하며 더 다양한 놀이를 즐겼죠!
아이들이 네 명일 때까지만 해도 엄마가 차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섯 명이 되자, 차 한 대로는 감당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엄마 마음에도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그래, 아이들을 더 잘 데려다주려면… 우리 예준이를 소체에도 꼭 내보내려면…
이제는 내 차를 미니밴으로 바꿔야겠구나!”
이렇게 해서 시카고에는 작은 라켓 소년단이 생겼습니다.
아직은 작은 시작이지만, 아이들의 웃음과 열정은 어느 대회보다도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준이는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언젠가, 시카고 라켓 소년단의 이야기도 드라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왜인가 하면 말이지!”
"나야 나~, 나! 노예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