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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Sep 10. 2019

[육아에세이,941일] 19년 9월 10일. 비

하늘 아빠의 편지


지난주에 태풍이 불어서 온 나라를 바람으로 휘몰아치더니 오늘은 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까지 비가 내리는구나. 오늘도 어김없이 직장을 다니는 엄마, 아빠를 둔덕에 아침 7시가 되기 전부터 하늘이를 깨우기 위해 안방을 불을 켰구나. 다행히 오늘은 졸린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걸어 나와 반갑게 엄마, 아빠를 맞이해주어 아빠는 조금 행복했단다. 




다른 아이들은 9시 전후로 어린이집에 등원을 하지만, 맞벌이 부부를 만난 하늘이는 

아침 7시 30분에 어린이집에 등원시켜야만 하는 엄마, 아빠 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등원해주고 돌아서는 아빠 마음 한 구석에도 비가 내렸던 것 같다.  비가 오니 아침 출근길에 행신역 횡단보도 앞에서 폴 킴에 '안녕'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아빠는 오늘부터 매일매일 하늘이에게 일기 형식을 빌어 편지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매일매일 편지를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하늘이는 아직 모를 것 같다. 아빠는 예전에도 방학숙제로 내 눈 그림일기를 방학이 끝나기 며칠 전부터 휘몰아 쓰느라고 고생했던 기억이 있기에...



가끔은 빼먹고 안 쓰는 날도 있고 여러 가지 핑계를 삼아 편지를 건너뛰는 날도 있겠지만, 

(엄마하고는 상의는 안 했단다.)  지금 생각으로는 하늘이가 20살이 되어 하늘이가 더 큰 세상으로의 독립을 하는 날 그때 아빠의 편지를 책으로 만들어 선물해 주고 싶구나. 



하늘이가 세상에 태어난 지 941일 이후부터 쓴다고 태어날 때부터 왜 안썼냐구 아빠에게 따지지는 않았으면 좋겠구나. 하늘이가 태어난 날부터 지금까지도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하늘이의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해 놓았거든. 아마도 사진과 동영상도 하늘이가 20살이 되는 그날 함께 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아빠가 노력해볼게.

이번 주는 목요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구나. 내일은 아빠가 연차를 내서 

수요일부터 쉬게 된단다. 아빠는 조금 흐뭇하단다. 


퇴근 후에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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