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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Sep 11. 2019

[육아에세이,942일] 19년 9월 11일. 맑음

하늘 아빠의 편지

어제 억수같이 퍼붓던 비가 그친 후 일산에서 서울 본가로 가는 길. 맑은 하늘이라 기분은 좋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우울함.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아빠 회사는 오늘 오후 1시까지 근무를 해서 아빠는 오전 반차를 내고 오늘 하루를 온전히 쉬기로 했단다! 직장생활을 하는 자의 특권을 잘 사용했단다. 그래서 아빠에게는 오늘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란다.  


하늘이를 어린이집에 보낼까 말까 하다가 아빠는 밀린 일도 하고 책도 보려고 했지만, 이번 추석에는 본가와 큰 집에 가지 않고, 군산 처가댁으로 가기로 해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에 아빠는 본가에 가기로 했단다. 하늘이게는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가 되겠구나. 하늘이에게는 아빠가 있듯이 나에게도 아빠가 있단다.

맛있는 점심이나 한 끼 하려고 전화를 했었는데, 전화하는 도중에 오늘 어머니께서 병원에 가서 진료받는 날이라는 것을 알았단다. 자식 된 도리로서 너무 죄송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차를 몰고 본가로 향했다. 일산 우리 집에서 본가까지는 차로 약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아빠의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그곳은 아빠가 20년 넘게 살 던 곳이란다. 가늘 길 하늘이 어제 퍼부운 비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너무 화창하고 맑은 하늘과 예쁜 구름을 날려주고 있었단다. 아빠는 맑은 날도 좋고 비 오는 날도 좋아하지만, 맑은 날을 좀 더 좋아한단다.


병원으로 모시고 가는 길에 아버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단다. 아빠의 아버지는 평생을 일만 하시고 세상사는 재미없이 나이를 드셨단다. 아버지의 아들로서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단다. 그래서 늦었지만, 많은 대화를 하려고 아빠는 아버님과 대화하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었단다.


아빠의 어머님은 최근에 갑자기 어지러움과 다리 저림으로 병원에서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시고 있단다. 오늘은 병원에서 다리 저림에 대한 검사를 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게 되었단다. 병원 진료는 약 1시간 넘게 진행되었고, 결과는 이번 달 19일에 나올 수 있다는구나. 아빠는 부모님과 많은 추억과 기억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사진과 영상으로 부모님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그렇게 병원 진료를 마치고, 부모님을 모셔다 드리고 하늘이가 있는 어린이집으로 향했단다. 오늘 길 행주대교를 넘어오는 길에 한 폭의 그림 같은 하늘과 구름들이 경이롭게 수놓고 있었단다. 아빠는 가끔 하늘은 보는데 그런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하루라도 빨리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은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단다. 하늘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기도 하고 말이야.


오늘 저녁부터는 귀성전쟁이 시작된단다. 결혼하기 전에는 설이나 추석에도 아빠의 큰집에만 가서 제사만 지냈으면 되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는 본가와 처갓집을 방문한단다. 이번 추석에는 군산으로 바로 내려가기로 했단다. 엄마의 아버님 즉, 하늘이의 외할아버지께서 한 달 전에 차 사고를 당하셔서 몸이 좀 불편하신 이유도 있고, 나중에 기회게 되면 하늘이에게 알려주겠지만, 엄마와 아빠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내려가는 것도 있다는 것 하늘이에게는 알려 주고 싶구나.


내일은 군산에서 외할머니와 재미있게 노는 하늘이를 볼 수 있겠구나.

내일 군산에서 재미있는 추석 보내자. 하늘아!


P.S 하늘이 오늘은 아빠가 쉬는 날이라 엄마 배웅을 하고 갔다가 집에 오는길에 소방서에 들려서 하늘이가 제일 좋아하는 소방차를 보고 왔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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