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거래로 아버님 월세방 물건 팔기.
지난 8월 18일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너무도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셔서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8월 18일 월요일 아침 평소처럼 주간보호센터로 가시기 위해 월세집에서 나오셔야 하는데 픽업이 안되었다는 원장님의 전화를 받고 급히 가게에서 무작정 달려 월세방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불길한 예감이 들어 눈물이 흘러내렸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노래가사가 있었던가? 아버님은 침대에 누워계신 채로 유명을 달리하셨다.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거대한 산처럼 느꼈던 아버님이 내 앞에서 누워계셨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2년 반 만에 아버님도 어머님 곁으로 가셨다. 지금은 두 분 모두 합장하여 동작동 국립현충원 제2 충혼당에 모셨다. 그렇게 나는 부모님을 모두 하늘나라로 보낸 아들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허탈하다. 어머님은 코로나로 중환자실에서 문병한 번 가보지도 못하고 장례를 치렀고 아버님도 급작스럽게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돌아가시니 황망하기 그지없었다. 아버님은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우리 집에 모실 수 없어 서울에서 경기도 일산으로 우리 집 근처 월셋집을 얻어 모셔왔었다. 주말이면 가족 외식도 하고 별 탈 없이 잘 지내셨는데 기저 질환이 있어 몸이 많이 약해지신 건지 아니면 아들 고생 안 시키려고 하셨는지...
2년 계약한 월세집이 내년 6월 만기라 급히 집을 내놓고 12월 10일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져서 월세방을 정리는 중이다. 웬만한 건 모두 치웠는데 치워도 치워도 잔 짐들이 계속 있어 당근으로 팔 것은 팔고 어제오늘 많이 정리를 했다. 거의 헐값으로 내놓다 보니 물건은 금세 새 주인을 찾아 떠났다. 물건들을 치우다 보니 나도 이젠 나이가 먹고 힘들고 허기가 진다. 월셋집 근처에서 아버님이 살아계셨을 때 종종 가던 중국집에 들려 아버님이 좋아하셨던 자장면 곱빼기를 시켜놓고 저녁을 먹었다. 아버님과 아들과 함께 앉아서 먹던 테이블이 아닌 구석 2인용 식탁에 앉아 나 혼자 자장면을 먹으니 설움이 복받쳤다.
지금은 월세방에 앉아 서랍장 위에 노트북을 놓고 글을 쓰고 있다. 핸드폰에 당근 알림이 왔다. 책장을 무료 나눔 받으시는 분의 연락이다. 15분 후면 도착한다는 메시지. 이렇게 아버님의 추억이 깃든 물건들이 월세방에서 사라져 간다. 아버님과 함께 50여 년 넘게 함께 살아왔지만 최근 2년 동안 다행인 것은 많은 이야기와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사진도 많이 찍어 놓고 아버님과 최근 2년 동안의 통화는 모두 녹음이 되어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이 되어있다. 아버님 물건은 모두 버렸지만 아버님과의 통화 음성은 내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이다.
가끔 가게에 혼자 있을 때 멍하니 있다가도 아버님 어머님 얼굴이 떠오른다.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귓가에 아버님 어머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오늘은 엄마 아빠 생각하면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최종회를 보면서 소주 한 잔 먹고 잠을 청해야 할 것 같다.
경기 자가에 1인 자영업하는 강사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