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는 바로바로

매주 월요일은 아파트 분리수거 날입니다.

by 계란듬뿍토스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야채 탈수기를 다이소 5,000원짜리로 바꾼 후 계속 오른손으로 돌려서 탈수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어깨가 아파 오기 시작하더니 만성질환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수만 원짜리 누르는 야채 탈수기가 망가져서 부랴부랴 다이소에 사 온 야채 탈수기다. 누르는 야채탈수기를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 못 산 게 벌써 몇 달이 지났으니 내가 돈이 아까워서 사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어깨를 고치는데 더 큰돈이 들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나이 먹어서 몸이 재산인 것을....


아침 출근길이 제법 추워졌다. 집에서 가게까지는 직선거리로 300m이다. 젊었을 때 출근길이 항상 1시간 이상 걸리는 곳만 출퇴근을 하다 보니 내가 가게를 내면 집 앞으로 꼭 얻어야지 했는데 그 희망은 이룬 듯하다.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 추운 겨울이 되면 그 고마움을 절실히 느낀다.


오전 6시 22분

가게 전화를 착신전환 해 놓은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나이가 나보다 10년이 넘게 차이가 나지만 항상 존댓말을 정중히 사용하신다.


"반갑습니다. 오늘은 샌드위치 3개, 계란 듬뿍 토스트 콤보 1개 해주실래요??

"네! 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친다. 원래 가게 오픈시간은 오전 7시이다. 이것도 오전 7시부터 오시는 헬스클럽 회원 분들로 인해 당겨진 것이다. 원래 가게 오픈 시간은 오전 8시부터였다.


오전 7시 40분

헬스클럽 회원님들의 모두 나가시고 넷플릭스를 클릭해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야기' 최종회를 시청한다. 내 맥북은 스피커가 망가진 지 오래라 블루투스로 연결해 해드폰을 쓴 채 시청한다(김 부장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루를 잡아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이 헤드폰은 JBL 어센틱 300을 샀을 때 사은품으로 준 JBL TUNE이라는 제품인데 색상을 분홍색으로 줘서 안 쓸까 하다가 나이 먹으니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을 생각하지 않게 되어 편하게 잘 쓰고 있다. 사실 남들은 내가 무엇을 입는지 무엇을 하는지 관심이 없다는 걸 나이 먹고 깨달았다.


오전 8시 59분

가게 옆 건물 스터디카페로 출근하는 아내의 전화다.


"나 금방 도착한다. 텀블러 가져가니까 커피 거기에 담아줘"


동화작가인 아내는 창작지원을 받아 동네 스터디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다. 카페로 가지전에 카페라테 1잔과 삶은 계란 1개, 방울토마토 4~5개를 아침으로 가져간다. 오전 9시 전후는 배달 주문으로 가끔은 바빠서 아내 전화가 꼭 겹쳐서 올 때가 있다. 이때는 정말 전화를 받지 않고 싶을 때도 있다. ㅎㅎ


오전 11시 3분

장부를 적고 매일 점심을 주문해서 먹는 회사가 있다. 직원이 꽤 있는데 11시 정도에 12시 찾아갈 점심 주문을 미리 한다. 각 부서별로 막내 인 듯한 친구들이 전화주문을 한다. 이제는 저장을 해 놓아서 누가 전화를 거는지 알 수가 있어 편하다. 내 핸드폰엔 단골 고객들이 저마다의 주문 성격에 맞는 이름으로 저장이 되어있다. 11시부터는 바쁜 시간이다. 배달 어플을 일시정지 시켜놓고 12시까지는 전화주문과 홀주문만을 받는다. 배달주문은 받을 수가 없다.


오후 1시

아내로부터 카톡이 온다. "배고파, 먹을 거 있음?" 항상 먹을 것은 가게에서 파는 것 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물어온다. 오늘은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을 노브랜드에서 사 온다고 한다. 오늘은 노브랜드 떡볶이로 둘이 점심을 해결했다. 가끔은 이렇게 가게에서 아내와 함께 먹는 점심시간이 참 행복하는 생각을 한다.


오후 4시 43분

당근에 내놓은 나무젓가락 한 박스를 가지러 가게로 구매자가 왔다. 한 박스를 가져가더니 "더 없으신 가요?" 하는 것이 아닌가? 나무젓가락은 작년 9월에 떡볶이 가게 폐업을 하고 남은 젓가락이었다. 마음이 아프다. 토스트가게와 떡볶이 가게를 야심 차게 해 보았는데 떡볶이 가게는 더 운영할 수 없어 작년 9월에 폐업을 했다.


오후 6시

11월부터 2월까지는 동절기로 가게문을 저녁 6시에 닫는다. 그 외는 저녁 8시다. 하루 14시간 근무하면 정말 피곤하다. 떡볶이 가게를 말아먹은 후 나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하루도 쉬지 않고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알바도 없이 나 혼자 1인이 운영을 한다. 알바를 쓰면 좋긴 하지만 돈이 남지 않는다. 힘들어도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려도 나 혼자 운영하기로 마음먹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아파트 분리수거 날이다. 30년 된 아파트라 매주 월요일 하루 주차공간 일부를 재활용 분리수거장으로 만들어서 배출한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6시 15분이다. 월요일은 퇴근 후 바로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바로 분리수거를 한다. 집도 좁고 아파트 베란다에 모아 놓은 재활용 쓰레기가 일주일이 모이면 꽤 부피를 차지해서 바로바로 버려야 한다. 예전에는 저녁 늦게도 버리고 화요일 아침 일찍도 버렸는데 일이 계속 밀리는 느낌이라 몇 년 전부터 월요일 퇴근하면서 집에 도착하면 바라바로 분리수거를 한다. 언제부턴가 분리수거는 내 몫이 되었다. 아내는 분리수거나 음식물쓰레기조차도 버리지 않는다. 집안일을 나눠서 하고 있다. 아내도 다른 일을 많이 한다. 그래서 나는 불만이 없다.



P.S 비트코인이 빠지고 있다.

아내는 삼성전자, 아들은 삼성SDI , 나는 미장 AST 스페이스모바일 에 투자를 하고 있다. 아내, 아들 계좌에서 미장에는 모두 AST 스페이스모바일에 몰빵 투자를 하고 있다. 미장 ASTS 가 빠지면 오늘은 추매를 할 예장이다. 우리 가족은 ASTS 에 몰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차 주식 이야기도 간간히 할 예정이다. ( 모든 주식 투자는 본의의 책임입니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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