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은 쉬고 싶다. 월요일은 아파트 분리수거 날.
자영업을 한지 만 3년 5개월이 지났다. 오래 버텼다. 우리 빌딩에 거의 같은 시기에 오픈한 3곳은 계약기간 2년이 되는 시점에서 모두 폐업을 했다. 모두 프랜차이즈 매장이고 나 포함해서 한 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영업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 나이는 나보다 다들 10년 정도 젊은 사장들이었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내 가게가 있는 1층에 반 이상은 아직도 공실이고 빌딩 앞쪽에 전면 대기업 매장이 그나마 들어와서 1층 상가 중에 반은 임대가 되었다. 아직도 반은 공실이다. 이곳이 임대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월세가 비싸서다. 나 역시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권리금을 내느니 월세는 비싸지만 신축에 오픈해서 권리를 받고 팔아야지 하는 안이한 마음에 덥석 물었다가 3년 반이 지난 지금 많은 후회를 하고 있다. 내년 10월이 재계약을 해야 되는 시점인데 고민이 많다.
월세가 낮은 동네 다른 곳으로 매장을 옮길 것인지? 아니면 아예 아내 고향으로 내려가던지? 마지막은 이곳에서 1년 더 연장 계약을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은 것 같지만 1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제일 좋은 방법은 상가주인이 월세를 깎아 주는 것인데 건물주를 생각해 보면 그럴리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에도 건물주에 아들놈이 와서 갑질을 하는 하는 통에 하루 종일 기분이 개떡 같은 날이 있었다.
자영업을 하면서 1층 상가 매장들을 유심히 보면서 다니다. 오늘은 손님들이 있나? 장사가 잘 되어야 한 텐데? 저렇게 손님이 없어서 유지를 할 수 있나? 내 걱정도 걱정인데 남 걱정을 하고 있으니 답답하지만 관심이 가는 것을 어찌하랴. 물론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장사사 잘 되고 자리를 잡어서 맛집으로 소문나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걸리는 곳도 있다. 이 동네에 산지 13년이 되었는데 13년 전부터 지금까지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면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다. 부대찌개집, 쌀국숫집, 순댓국집 등이 있다. 나머지는 대형 패스트푸드점이나 SPC 브랜드들이다.
작년 6월부터는 알바를 안 쓰고 나 혼자 하고 있는데 쉬는 날 없이 장사를 하기로 마음먹고 지금까지 줄 곧 그렇게 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3시까지 영업을 하고 평일에는 오후 8시까지 하고 동절기는 오후 6시까지 영업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이나 다 같은 평범한 하루일 뿐이다. 월요병은 없다. 그래서 월요일이 월요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나에게 월요일은 365일 중에 하루 일 뿐이다.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은 확실하다. 너무 몸이 안 좋아서 하루 푹 쉴 요량으로 하루를 쉬기로 하고 늦잠을 청해 보지만 몸은 새벽 출근시간에 맞추어서 눈이 떠지는 게 요즘 내 몸이다. 알람은 이미 필요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지 생각해 봐도 지금은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일 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이 있으면 오후 시간에 중간중간 가게를 닫고 일을 보기도 하고 몇 달에 한 번씩은 이틀정도 날을 잡아 쉬기도 한다. 주로 추석하고 설날에 휴무를 많이 가진다. 내년 1월 초에 가는 해외여행도 일 년 동안 변변히 쉬지 못해 다른 가족들처럼 여행 한번 제대로 가지 못한 가장의 미안함을 가족들에게 보답하기 위함 이기도 하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나 또한 새로운 각오로 일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한 우리 가족을 위한 시간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호텔 예약한 이야기, 대만 가서 무엇을 먹을지 이야기도 했다. 아들도 신이 나는지 유튜브로 대만 여행을 찾아본다고 엄마 몰래 오기도 한다.
P.S
우리 가족의 힐링은 고양이다. 결혼 초부터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해서 지금은 2마리를 키우고 있다. 만두와 호두 두 마리 다 길고양이다. 만두는 거래처에 갔다가 새끼를 입양했고 호두는 비 오는 날 동네 산책 중에 언덕 숲에서 울고 있는 아린 호두를 데려와서 키우고 있다. 지금은 침대에서 같이 자는 사이가 되었다. 고양이 이야기도 종종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