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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2019년 - 요가는 만병통치약

한 해를 돌아보며

by Nara Days

2019년은 나에게 “완전한 30대 중반의 시작”인 동시, 나만의 삼재의 마지막 해이기도 했다.


가만히 앉아 올 한해를 결산 해 보니, 내가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나의 관심사. 나는 문득, 초대 받아서 간 연말 공연이 올 해 내가 간 유일한 공연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깜짝 놀랐는데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제외), 매 해 초대를 받아 가든 직접 가든 스무개가 넘는 공연을 다니던 과거의 나와 너무 달라서 놀랐다.


올 해의 나는 화장품이나 악세서리를 정말 손에 꼽게 구매를 했고, 많은 물건을 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책을 구매하긴 했고… 오디오 북이랑 유튜브에도 빠져 열심히 읽고 들었다. 아! 그리고 드디어 유튜브 채널도 오픈을 했다. 영상은 달랑 두개지만.


올 해 내가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나 자신이었다.


나 자신의 목소리, 생각, 변화, 그리고 “진정한 나 자신” 이었던 것 같고, 나는 어느 부분 스스로와 더 친해지기도 하고, 또 동시 용서가 필요한 부분은 용서를 하며, 나 스스로의 장단점을 더욱 더 확연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요가, 그리고 명상이었다.


과거의 나는, 선천적으로 웃음도 많고 사랑도 많지만 굉장히 상반되는 모습이 있었다.


나는 예민하고 섬세한 동시, 그 촉이나 감이 너무 날카로워서 우스갯소리로 주변인들은 “귀신은 속여도 태나라는 못속여” 라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나는 그게 나의 장점이라고 오해를 했다)


나는 많은 것을 너무 일찍 관통을 했고, 누군가가 하는 거짓말이나 척을 미리 감지하여 대놓고 까발려 분위기를 매우 뻘쭘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었다. (사실 이러한 성격이 일을 할 때는 매우 좋은 부분으로 작용을 했기도 했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다른 의도를 품어 선한 척 말을 하면, 그 것을 미리 감지하여 상대방을 미리 창피하게 만드는 못된 방어 태세도 갖췄던 것 같다. 동시에 너무 예민하여 조금이라도 나에게 불편한 외부 환경만 가면, 온 몸이 알레르기로 뒤집어지거나 위가 더부룩해져 병원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예민한 사람은 스스로 그만큼 힘들어진다. 굳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이나, 굳이 듣고 싶지 않은 것을 미리 보게 되어 정말 싫고,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놓은 패턴이 생겨 인간관계나 삶도 고착화 되어버린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레이더와 날선 감각 덕에, 불필요한 것을 거르는 계기도 있지만, 필요 이상의 긴장을 안겨 주기도 했다.


요가를 하며 내게 온 가장 큰, 감사한 변화는 “둔감화” 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돌부리가 있을 것 같은 길’의 모든 돌부리를 다 미리 감지하여 건너뛰지 않고, 돌부리에 잘 걸려 넘어지며 허허- 하고 웃는 편이다. 눈 아래 돌부리가 있었을 법도 한데, 이제는 그냥 걸려 넘어지면 그런 것이겠거니 하고 지낸다.


나는 이제 누군가가 나에게 악의를 가진 것 같아도 왠만하면 그 상황을 넘어간다. 그리고 예전과 정말 다른게, 그 상황이 지나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나 한방 먹은건가?” 하며 우스갯소리로 넘어간다. 나를 부러워하다 못해 잘 못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누군가를 마주하는 경우, 예전에는 굉장히 불편해하며 적대시 했는데, 지금은 그냥 상대방의 평온을 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너무 과하게 누군가의 결핍을 건드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일까 반추해본다.


하지만 이게 말이 둔감화지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만 집중을 하게 되는 감각의 변화인 것 같다. 내 주변 상황이 아무리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그 상황이나 내가 느끼는 것과 분리하여 보았고, 항상 본질적인 것에 집중을 하게 된 것 같다.


되게 재미있는 것은 요가를 하는 나의 친한 동료는 요가를 하며 원래의 둔했던 성격이 여러모로 많이 좋은 쪽으로 예민해지고 감각이 살아난 것 같다고 하여, 우리는 결론을 <요가는 만병통치약> 으로 내렸다.


올 해 좋은 변화 중 또 하나는, 나를 정말 감동하게 만들었던 가치를 가진 멋진 직장에 들어오게 되었고, 또 즐겁게 일을 하고 있으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고 매일 감사할 것 투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올 해 아파서 병원을 단 한번도 가지 않았다!!!! 재작년에 병원비만 몇백만원이 나왔던 내가 이렇게 큰 변화가 생길 줄이야!


나는 내년에 내가 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나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더욱 더 성실하고,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오롯이 신경을 쓰고, 온맘 다해 애정을 쏟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동시에 “나 혼자 잘나서” “나 혼자 잘 해서” 사는 삶이 아닌, “우리”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생각을 계속 할 것이고, 내가 가진 것을 선뜻 내어주고, 작은 것도 나눠 먹고, 따뜻함 역시 공유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다독하고, 요가도 많이 하고, 좋은 것을 많이 보고 듣고, 좋은 말을 하고, 타인의 장점을 많이, 확실히 알아보고, 매 순간 진정성 있는 숨쉬기와 발걸음을 지닌 사람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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