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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르마이 Sep 07. 2023

1-4. 감정의 양면성을 알자

순기능, 역기능 / 죄책감 / 수치심 / 불안

이성이 인간을 만들어 낸다고 하면, 감정은 인간을 이끌어 간다.
   _장-자크 루소(에밀)




인간에게 왜 감정이 있는지 생각해 봤는가? 때론 기쁨으로 환호하고, 슬픔으로 눈물짓고, 절망으로 낙담하고, 때론 수치심으로 한없이 부끄럽고 자신이 미워지기도 한다. 감정 때문이다. 이런 감정이 왜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쩌면 거추장스럽고 버리고 싶기도 한 감정은 도대체 왜 있는 걸까?

 

인간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정은 인간이 생존하고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인간의 조건이기 때문에 진화를 거듭하면서도 퇴화하지 않고 남았다. 사회와 인간관계가 복잡해질수록 감정도 복잡해진다. 감정은 필요에 의해 인간 내면에 생겨났다.

 

감정의 양면성

 

감정은 '양면성'이 있다. 양면성의 균형이 무너지면 '감정 문제'가 된다. 감정은 균형을 잡아야 한다. 불필요한 감정은 없다. 모든 감정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자주 사용한 감정이 '핵심 감정'이 된다. 감정은 생존본능과 연결된 삶의 일부다.

 

감정의 균형을 잃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인 죄책감, 수치심, 불안을 예로 들어 알아보자.



감정의 양면성 1 : 죄책감



죄책감이 지나치면 자신을 공격한다. 내면의 공격은 외부의 공격보다 무섭다.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이 자기 기대에서 어긋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때 상대나 사회로부터 부적정인 피드백을 받으면 자신을 책망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없는데도 지레 겁먹거나 자책하기도 한다.

 

죄책감의 과잉은 인간을 위축되게 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심하면 학교나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 죄책감이 심하면 느끼는 것이 두려워서 어느 순간에는 남들 앞이나 사회에 나서는 것조차 거부할 수 있다. 자신에게 가하는 죄책감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스스로 고립시키게 된다.


죄책감의 순기능도 살펴보자. 균형 잡힌 죄책감은 어떤가? 죄책감은 '정직하게', '죄를 짓지 않고',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는' 인간으로서 살도록 한다. 사회가 권장하는 인간상이다. 사회가 유지되는 데 있어 부정직하거나 파괴적이어서 남들에게 해를 끼치는 인간들이 득실대기보다는 적당히 죄책감을 느끼는 조심하는 인간이 다수이어야 바람직하다.


 

감정의 양면성 2 : 수치심

 

수치심도 마찬가지다. 역기능과 순기능을 가진다. 수치심의 역기능은 부끄러움으로 자신을 질책하고 자꾸 숨어들게 만든다. 너무 예민해서 수치심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순간에도 음향기기의 앰프처럼 증폭해서 받아들인다.

 

역기능이 강해진 이유도 '핵심 감정'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다. 유아기와 유년기에 과도하게 수치심을 느끼도록 피드백을 받았다면, 수치심을 자주 느낄 것이다.

 

수치심의 순기능은 무엇일까? 수치심이 많은 사람은 성실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수치심을 많은 느끼는 사람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그럼으로써 인정과 사람을 받고자 한다. 부끄러움이라는 파수꾼이 자신을 지키고 있으므로, 남들이 보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한다. 몸이 힘든 것보다 수치심이라는 마음의 파수꾼이 자신을 질책하는 것이 더 두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수치심이 마음을 너무 많이 차지해 균형을 잃어버린 경우 현실도피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일중독, 알코올중독, 약물중독 등 이런 종류의 중독은 자기 삶이 부끄럽기 때문에 내면이 아니라 외부의 힘을 빌려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방어기제의 일종이다.  


 

감정의 양면성 3 : 불안

  

불안을 살펴보자. 역기능은 자신의 인생을 좀 먹는 것이다. 불안해하지 않아야 할 순간에도 무서움,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긴장과 위축을 가져온다. 긴장하고 위축된 상황에서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를 갖게 되면 제대로 해내거나 즐길 수 없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한다. 불안한 상태에서 억지로 해낼 수는 있지만, 만족보다는 불쾌감을 감수하고, 자신을 희생하고 소진시킨다. 불만이 쌓여 간다.


불안의 순기능은 무엇인가? 불안은 인간을 신중하게 만든다. 더 조심스럽게 만든다. 적정한 불안은 위험을 충분히 살피게 한다. 불안은 무모하거나 무책임한 도전이나 용기에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균형을 잡을 수 있다면 불안이라는 감정도 인간의 생존과 무리 중에서 안전을 도모하는 데 더없이 유용한 감정이다.


이처럼 우리는 감정에 대해 반드시 양면성을 살펴야 한다. 인간이 내면에 갖춘 것 중 쓸모없는 것은 없다. 감정은 오랜 경험을 통해서 내재되어 자기 생존과 삶의 영위를 위해 최적화된 결과이다.



다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핵심 감정'이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독성에 오염되었을 수 있다. 감정이 순기능에 비해 역기능에 치우친 상황을 '감정의 독성'이라 한다. 감정이 독성에 물들어 힘들게 살고 있다면, 감정을 해독하는 방법을 배우고 적용해야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 목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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