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며 번역하며
수영에 대해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자, 오랜만에 작은 수영 대회에 다녀왔다. 대회를 나가면서 매번 느끼는 점은, 수영에 대해 진심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꼭 선수 출신이 아니라 아마추어 수영인이라도 말이다! 저번 대회보다 몇 초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스타트 때 실수를 했는지, 브레이크아웃—물속에서 수면 가까이 올라와서 처음 물살을 뚫고 첫 스트로크를 젓는 것까지 이어지는 동작—에서 물에 팔이 걸려서 저항이 있었는지, 평영의 경우 턴을 할 때 양손 터치를 제대로 했는지(평영 턴을 할 때의 규정은 양손 터치이므로, 한 손 터치를 하거나, 양손 터치를 실수해서 한 손이라도 먼저 터치하게 되면 실격이다), PB—Personal Best; 개인 최고 기록을 말한다—가 나왔는지 등등의 이야기를 진지한 얼굴로 동행한 수영 동호회 사람들과 나눈다. 그러면 근거리에 있어서 본의 아니게 엿듣고 있던 나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그래, 나도 수영에 조금 더 힘써야겠다.
매일 수영을 가다 보면 맨날 똑같은 행위를 하는 것 같아 어느샌가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다. 예전에는 수영 강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전날 밤에 설레서 잠이 안 왔다고 한다면, 이제는 수영보다도 늦잠을 선택해서 수영 강습에 5분 10분씩 계속 늦게 된다든지, 수영을 더 열심히 하게 만들 감흥을 불러일으키려고 새 수영복을 사 봤자 이제는 느낌이 없다든가 할 때 말이다. 그럴 때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보다 수영과 멀어졌다고 생각할 때, 수영 대회를 나가보는 것은 좋은 자극이 된다. 내가 아침에 늦잠을 선택할 때, 저들은 수영 근육을 키우려고 5분 10분이라도 더 빨리 움직여서 인터벌을 하고 물과 싸우고 돌아왔다. 그 결과가 바로 수영 경기의 기록으로 나오는 것이다.
수영 대회에서 기록을 볼 때에는, 물론 압도적으로 잘하는 사람의 기록을 보면 와아, 하고 감탄할 수밖에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의 기록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나의 과거 기록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선수 출신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이전 기록보다는 0.5초라도 줄어들었구나. 이전보다 성장했구나. 혹은, 이전 기록보다 초가 늘었구나. 요즘 해이해졌다는 증거구나. 이제부터 조금 더 열심히 조여봐야겠다. 그런 보람을 느끼고 다짐을 하게 되는 기운을 받고자 참여하는 것이 수영 경기이렷다.
그러나 수영 경기에서 너무 기록에만 집착해도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기록이 줄지를 않네, 하고 생각하다 보면 일명 수태기—수영에 대한 권태기—가 와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비록 기록이 늘었더라도 내가 수영으로 인해 더욱 건강해지고, 수영으로 재미를 찾고,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된다면 수영은 이미 내게 기록 이상의 것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다들 다이어트를 할 때 체중계와 인바디 수치, 그리고 눈바디와 옷바디를 보라고 하잖은가. 수영인으로서는, 그게 기록이 되었든 훈련량이 되었든, 너무 무엇인가에 과도하게 집착하여 매너리즘이라는 구멍에 빠지지 않고, 수영과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면서, 수영과 계속 동반하는 길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수영은 느리든 빠르든, 이리로 가든 저리로 가든, 계속되는 법이다.
계속되는 《번역가의 수영일지 III》는 한 달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친 뒤, 가을의 초입인 2025년 9월 4일 목요일 오전 11시에 《번역가의 수영일지 IV》로 돌아오겠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지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