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수영과 겨울 수영

수영하며 번역하며

by 백지민

여름에는 수영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수영장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생각해 보면 수영은 땀을 흘리지도 않고—물론 물속에서 땀을 흘린다고는 하지만 정작 수영하는 사람이 느끼지는 못하니 말이다—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게 운동할 수 있으니 인기가 있을 만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에 수영을 신규 등록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빈자리가 거의 나지 않기도 하거니와, 겨우 나더라도 아주 소수의 자리만 나기 때문에 인터넷 접수를 하는 수영장에서는 마치 대학교 수강신청이나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 하는 첨예한 클릭 전쟁에서 성공해야만 그 비좁은 자리를 비집고 등록에 성공할 수가 있다. 수영 수강 신청을 위해 수영장 웹사이트 서버 시간까지 보면서 카운트다운을 하며 클릭을 하는 것이다. 한편 인터넷 접수를 하지 않고 직접 센터에 방문해서 접수를 하는 수영장에서는, 수영장이 문을 여는 시간 전에 새벽 4~5시에 수영장 앞에서 줄을 서서—캠핑 장비까지 가져오는 분들도 계시다고 한다—등록을 한다고 하니, 여름에 수영 수강 신청에 성공하기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겨울 수영을 한다고 하면 주로 사람들의 반응은, "물이 춥지 않아요?", "젖은 머리로 나오면 춥지 않아요?" 등이다. 여름에는 수영을 하고 나오면 시원하겠다고 하지만, 겨울에는 아무래도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이 다들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마치 겨울에 먹는 냉면이 정말로 맛있다고 하듯이—겨울에 하는 수영이야말로 진짜 묘미이다. 야외 스포츠는 야외에서 훈련을 해야 하니까—물론 땀이 나서 더워지기야 하겠지만—계속해서 찬바람이 피부에 닿지만, 수영은 수영장에 일단 무사히 도착하기만 하면 난방으로 따뜻한 공기를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겨울에는 수온까지 조금 더 높여 주기에, 물에 들어가서 훈련하다 보면(물론 온천만큼은 아닐지라도) 은근히 몸이 더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수영 후에 젖은 머리를 말리는 과정은 여름철보다도 겨울철에 중요하다. 잘못하면, 특히 긴머리의 소유자라면, 머리카락 사이사이 스며 있던 남은 물기가 영하의 공기를 만나면 그대로 얼어버리기 때문이다(개인적으로 젖어서 언 머리카락을 딱딱 꺾어본 적도 있다). 그러나 운동 후에 샤워라는 것은 어떤 운동이든 필수적인 것이므로, 그런 것은 긴머리를 소유한 겨울 운동인에게는 공통적인 주의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겨울에 수영을 하면, 특히나 새벽 및 아침 수영의 경우에는, 아침에 해가 뜨지 않아 어두컴컴한 사위를 가르고 가야 하므로, 따스한 이불을 박차고 나오는 것이 그닥 달갑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나 눈이라도 많이 온 날에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여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을 세심하게 디디며 가야 하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갈까 말까, 갈까 말까, 이불 속에서 고민하게 되는 겨울 수영이지만, 일단 따스한 이불을 박차고 폐부에 예리한 차가움으로 침투하는 겨울 공기를 마시며 수영장에 도착하여, 오늘은 대충 해야지, 생각했다가도 어느덧 얼굴이 뜨거워지고 숨이 가빠질 정도로 훈련을 하자면, 그렇게 마지막 바퀴까지 돌고 수영장 물속을 빠져나오자면, 어김없이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이다. 아, 오늘도 고민했지만 역시 오길 잘했다. 추운 날에도 따스한 이불을 박차고 오늘의 할일을 해낸 것에 대한 보상은, 사실은 (물론 필수불가결하게 먹어야 하기야 하지만) 맛있는 음식도 아니고 아름다운 신상 수영복도 아니라, 오길 잘했다는 상쾌함, 오늘도 해냈다는 자신에 대한 뿌듯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