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상>
모친의 장례를 치르고 삼우제를 마친 다음 날, 투표하러 나갈 생각이 원래는 없었다.
사람이 살고 죽는데 투표가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하지만 어젯밤 뉴스 앵커의 한마디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게 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왜 투표해야 하는지 수많은 명분을 들이댄다고 하더라도 이보다 더 깊이 와닿지는 않을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또 살아가야 하는 법.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마음으로 투표소를 찾았다.
올바른 말은 마음을 움직인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다시 한번 떠올리는 선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