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을 보고
갑자기 불치병에 걸린 엘렌, 일도 그만두고 두문불출한다. 살아갈 사람들은 죽어가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죽어가는 사람은 살아갈 사람들을 배려할 여유가 없다.
엘렌은 우연히 같은 시한부 삶을 사는 나이 든 남자의 블로그를 본다. 남자는 노르웨이 피오르드 호숫가에서 혼자 한적하게 살며 블로그에 글을 쓴다. 엘렌은 남자의 말과 노르웨이의 풍경에 이끌려 그곳으로 간다. 아픈 사람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이야기가 많다.
엘렌은 그곳에서 지내면서 폐 이식과 병원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심한다. 죽음을 의사 손에 맡기기보다 스스로 원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곳에 남기로 마음먹는다.
남편 마티유는 아내를 설득하러 찾아온다. 살 수 있는 기회를 왜 포기하느냐며 치료를 마다하는 아내에게 분통을 터뜨린다. 엘렌은 남편이 옆에 있으면 함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라 더 괴롭다고 말한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게 고통스럽기만 하다.
결국 남편은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함께 있으면 더 괴로우니 혼자 남게 해달라는 여자,
별 희망 없는 치료를 거부하고 죽어가는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여자.
죽어가는 아내를 고통스럽게 지켜보는 남자,
혼자 외롭게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남자.
죽음 앞에서 누가 더 이기적인가?
죽어가는 사람인가, 지켜보는 사람인가?
어떤 게 진정한 사랑인가?
남자는 여자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리고 아프게 이별한다.
마지막 장면에는 대사가 없어도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빙하 호수 빛깔만큼 가슴 시리다.
그리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