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 2025년 1월호 기고
누군가 나의 글을 읽는다는 기분은 굉장하다. 일기와 에세이는 한 끗 차이, 바로 나 이외에 독자가 있느냐다. 그것도 내가 모르는 불특정한 독자가.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우연히 기회가 되어 월간에세이에 기고하게 되었는데 드디어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 글 속 배경이 된 플리트비체 모습이 연초록 레이아웃으로 깔려있는 지면 위에 소복하게 얹혀 있는 나의 문장들이 마치 새로 돋아난 새순처럼 비로소 생명을 얻은 것만 같다.
올해 나의 화두는 온통 죽음이었다. 책을 읽든 글을 쓰든 언제나 시작과 끝은 죽음이었다. 올봄 엄마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훌쩍 떠났던 여행의 감정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지나치게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그 순간의 절절함을 그려보려고 했다. 떠날 때 무겁기만 하던 발걸음이 돌아 올 때는 얼마라도 가벼워질 수 있었는지 기억을 되살리며 썼다. 그 순간의 감정들이 물 흐르듯 흘러서 비슷한 색깔의 감정을 느꼈던 누군가에게 가 닿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