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데이비드 호크니 입문작.
일전에 호크니에 대한 글을 한 편 쓰기도 했지만, (https://brunch.co.kr/@traumers/50)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데이비드 호크니라는 사람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 물론 직접적으로 보헤미안 랩소디급 열풍이라곤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아는 사람만 아는 호크니에서 모두가 아는 호크니가 되었다고는 할 수 있겠다.
호크니 본인과 호크니와 친한 사람들의 인터뷰로 꾸려진 이 영상은 지난 8월 4일에 끝난 데이비드 호크니 첫 대규모 전시회인 데이비드 호크니展의 도슨트와 다름없었다.
호크니란 사람이 어떤 인물이고 그의 작품 세계는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가지 예시였다.
호크니 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은 압도적 스케일의 풍경 그림과 그에 걸맞은 화려한 색감, 그리고 그림을 보다 보면 느껴지는 푸근함 같은 것이 있다. 그의 그림은 현대미술처럼 어렵다거나 복잡하지 않다. 있는 그대로를 느끼며 감상하기 딱 좋은 그림이다.
어떻게 그림을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 감상하기인가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두 가지라고 대답해 줄 수 있다. 하나는 작가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다. 언제 태어났으며 작가가 자라온 시대 배경은 언제이며, 어떠한 철학과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미리 알고 가면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도슨트가 있는 것이고 큐레이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그냥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감상하는 것이다. 사실 작품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은 작가 자신이지 관객은 아니다. 작가가 A라는 의도로 그림을 그렸다 할지라도 보는 관객은 C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결국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이며 결과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면 작가의 임무는 그것으로 끝난다. 그 외의 것들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다.
마치 평론가들의 선호하는 영화와 일반 대중들이 선호하는 영화가 꼭 일치하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은 후자의 방식을 많이 추천한다. 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선입견 때문이기도 하지만 뭔가 아는 '척'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이유가 없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제각각이고 그것에 대해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호크니의 작품은 남들과 대화를 나누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작품에 보이는 그대로가 호크니가 말하는 그대로이다.
그래서 호크니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쉽고, 어렵지 않지만 깊이가 있는 그림. Simple Is The Best. 그래서 좋아한다. 호크니를 왜 좋아하세요?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그의 그림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면 납득이 되겠지. 너무 좋은 것은 때로 설명이 필요 없다. 할 필요도 없고 그냥 느껴진다.
데이비드 호크니전을 보고 난 후 머릿속에 물음표가 뜬 사람들이나 호크니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단연코 추천하고픈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국내 상영되는 것만으로 감동적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좋을 때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