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선물.

첫.직.장.내. 돈.내 .산.

by Erebus


나는 스스로에게 인색한 사람이다. 물건을 살 때도 여러 번 고민해서 사는 타입이고, 나를 위해 돈 쓰는 것이 쉽지 않다. 그것과는 별개로 남을 위한 것에는 아끼지 않는다. 당장 돈이 나가는 것을 생각하더라도 내 선물을 받고 기뻐할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 내가 쓰는 돈이 그리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의 경험상 남에게 베푼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 나에게 다시 되돌아왔다.


그러나 아무리 이런 나라 하더라도 생일 때만큼은 조금 다른 기분이 들고는 하는 것이라, 게다가 그것이 직장을 얻고 처음 맞는 생일이었던지라 더 특별하게 여겨졌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과감해지면 어떨까 싶어서 평소에 눈여겨봤던 (그러니까 장바구니에 담겨만 있던!) 책 세트를 과감하게 구입했다. 세트 가격이 다소 높았던지라 머뭇머뭇하고 있었는데 마침 생일이라는 좋은 핑곗거리를 구실 삼아 구입하였고 나의 만족도는 내 생각보다 더 기대 이상이었다.


이렇게 사놓으면 뿌듯한 것을 왜 여태 안 사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번 돈으로 스스로에게 준 내 돈 내산 선물이라는 사실이 다른 여느 때의 생일보다 크게 다가왔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 어차피 평생 돈 벌어야 할 텐데 생일만큼은 그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 평소에 좋아하는 것을 선물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지금의 나에게,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도 행복한 생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마음을 저장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