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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유럽 여행

니스 Nice 프렌치 리비에라의 화가들

유럽 여행: 니스 파인 아트 뮤지엄, 니스 홍합 요리

by 마케터 아델

뮤지엄 패스 확실히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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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 미술관에서 24시간 안에 사용해야 하는 니스 뮤지엄 패스를 구매했다. 24시간 패스이지만 미술관들이 대부분 5-6시면 닫기 때문에 두세 개 미술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동선을 짜보았다. 지도만 보고 계획했던 것보다 실제 동선도 복잡했고 시간도 촉박했지만 이날 하루 동안 앙리 마티스 미술관, 고고학 미술관, 찰스 사진 미술관 그리고 니스 파인 아트 뮤지엄 4 곳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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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에서의 일정이 이틀만 남아서 하루 동안 미술관을 최대한 보는 걸로 욕심을 엄청 부렸는데 그만큼 피곤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20유로 하는 7일 사용권을 사서 하루에 하나씩 여유롭게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니스 파인 아트 뮤지엄

Musée des Beaux-Arts de Nice

33 Avenue des Baumettes, 06000 Nice,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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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예트 백화점 카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에 3번 버스를 타고 이 날의 마지막 미술관이었던 파인 아트 뮤지엄으로 향했다. 큰 길의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미술관까지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들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10-15분 정도 지름길 같은 골목을 걸어가자 한적한 주택가에 니스 파인 아트 뮤지엄 간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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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8년에 우크라이나 공주 엘리자베타 Elizaveta를 위해 지어진 그녀의 개인 맨션이었던 건물을 그대로 활용해 1928년 7월, 니스 파인 아트 뮤지엄이 문을 열었다. 이 미술관은 지난 4세기 동안 프렌치 리비에라 지역에 거주하며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생애 마지막을 니스에서 보낸 쥘 세레의 이름을 미술관에 붙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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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에 걸친 다양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이 미술관은 1860년 니스가 프랑스와 통일된 후 나폴레옹 3세의 뜻에 따라 국가의 예금으로 구성되었다. 이후 컬렉션은 여러 귀족들의 기부를 통해 풍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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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낡은 곳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겉에서 보는 것만큼 실내도 굉장히 웅장했다. 높은 천장, 화려한 대리석 장식 그리고 수많은 넓은 방들까지 누군가의 집보다는 지금의 역할 그대로 미술관이 어울렸을 거대한 크기의 건물이었다.







니스 파인 아트 뮤지엄에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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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 Cheret - Plaf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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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es Cheret - Le Déjeuner sur l'herbe, 1904


쥘 세리 Jules Cheret

프랑스의 포스터 작가, 화가. 파리에서 출생, 니스에서 사망. 1856~1866년에 런던에 거주하며 7년간 색채 석판술을 연구한 후, 귀국하여 1866년에 개인 공방을 개설함. 자유로운 구도, 경묘(輕妙) 한 소묘(素描), 예리한 윤곽선과 실루엣으로 풍속을 포착한 1000여 점 이상의 포스터는 단순한 광고매체를 가두의 예술로 높인 것으로서 인기를 얻고 높이 평가되었다. 1890년대의 포스터 황금시대의 기초를 닦았으며 아르 누보와 쇠라에게 영향을 주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쥘 세레 [Jules Chéret] (미술 대사전(인명 편), 1998., 한국사 전연구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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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oul Dufy - Nu au patio 1943


라울 뒤피 Raoul Dufy

초기에는 인상파와 야수파, 입체주의에 경도되었으나 이후 밝고 장식적인 색채와 스케치하듯 빠르게 그은 선들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 기법을 발전시켰다. 회화뿐만 아니라 책의 삽화, 직물 디자인, 실내장식 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생 동안 삶의 어두운 측면 대신 밝고 화사한 색채로 ‘빛과 색의 축제’를 정열적으로 표현하기 원했던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의 눈은 태어날 때부터 추한 것을 지우도록 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라울 뒤피 [Raoul Dufy]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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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서 20세기까지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이 있었지만 이 두 화가의 작품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바다와 함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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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아트 뮤지엄까지 이 날 하루에만 미술관 네 곳을 보고 나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기운이 없었다. 미술관을 빠져나와 해변에 있는바에서 화이트 와인을 한 잔 주문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쉬었다. 파도가 치는 모습을 보고 바다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비키니를 챙겨오지 않아 아쉬운 마음을 접어야 했다. 다음 날 하루 종일 선베드에 누워있는 걸 계획으로 세우고 숙소로 돌아갔다.







홍합요리와 저녁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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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지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왠지 모르게 니스에서는 꼭 홍합을 먹어야 될 것 같아 홍합요리가 있는 집을 찾아가기로 하고 아침에 시장이 열리는 광장으로 갔다. 테이블 위에 놓인 촛불도 좁은 골목의 노란 가로등도 니스를 예쁘게 비추고 있었다. 레스토랑이 많이 모여있는 광장에 가까워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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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Festival de la Moule

193 Route du Bord de Mer, 06270 Villeneuve-Loubet, 프랑스


구글 맵스 평점도 나쁘지 않고 주변에 수많은 레스토랑과 다를 바가 없었던 가게의 테이블에 앉았다. 토마토소스 홍합은 많이 먹어봤고 화이트 크림소스와 홍합의 조합이 궁금해서 화이트소스 홍합을 맥주 한 잔과 함께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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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미소 가득 장착하고 음식을 내어왔는데 멀리서 보아도 맛없게 생겼다. 홍합과 같이 나오는 감자튀김은 대충 봐도 여러 번 튀긴 것 같았다. 아무리 감자튀김을 좋아하는 나지만 오래된 기름에 튀긴 식은 감자튀김은 절대 손이 가지 않는다. 홍합은 크기가 너무 작았는데 내 새끼손톱만 한 것도 많이 있었다. 그 와중에 하트 모양으로 벌어진 작은 홍합 껍질이 귀엽기는 했다. 화이트 크림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주문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크림 자체도 맛이 없었다.


직원들은 친절했지만 음식이 맛이 없다 보니 친절한 것도 딱히 고맙지 않았다. 음식도 만족스럽지 못한데 날씨도 바람이 불면서 갑자기 추워졌다. 오들오들 떨면서 손톱만 한 홍합들을 까서 먹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반에 반도 안 먹고 계산서를 부탁했다.


그 친절한 웨이터가 “더 안 먹을 거야?”라고 물었는데 “나 배불러”라고 거짓말을 하고 선 서둘러 계산을 했다. 식당에서 도망치듯이 빠른 걸음으로 산책로를 향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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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으로 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정말 눈부신 커다란 보름달이 떠있었다. 구름이 살짝 가리면 가린대로 운치가 있었고 맑은 하늘에 혼자 떠있으면 또 눈부시게 예뻤다. 맛없는 저녁식사가 금방 잊혔다. 나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달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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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를 들으며 예쁜 보름달을 바라보는 게 낭만적이었지만 10분 정도 지나자 눈이 막 감기고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체력으로 하루 종일 미술관을 네 군데나 다니며 서있었던 게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다음 날은 해변에서 무조건 빈둥대는 것을 다짐하고 잠들었다.












유럽 여행


바르셀로나에서 지내는 5년 동안 유럽의 다른 도시들을 여행하는 건 여러 면에서 훨씬 수월해졌다. 기대했던 것만큼 많이 여행하지는 못했지만 여유가 더해진 만큼 분명 나만의 방법으로 온전히 그곳을 즐길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내 마음은 더욱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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