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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케터 아델 Jan 10. 2021

시드니에서 맛봐야 하는 피쉬앤칩스 Top 3

12월 여름 여행 시드니 한 달 살기: 피쉬앤칩스 맛집


피쉬앤칩스


피쉬앤칩스는 튀김옷을 입힌 생선과 감자를 튀겨 함께 먹는 영국 요리이다. 영국에서는 생선으로 대구를 고르지만 식당마다 살이 흰 다른 종류의 생선들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싱싱한 생선을 밀가루에 베이킹파우더와 에일 맥주를 섞은 반죽을 묻혀 튀긴다. 따로 튀긴 생선과 감자에 소금을 가득 뿌려 내는데 여기에 취향에 따라 소금과 식초를 더 가미해서 먹는다.


정확한 근원은 알 수 없지만 19세기 최초의 피쉬앤드칩스 음식점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영국의 영향을 받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너무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좋은 퀄리티로 즐길 수 있는 시드니에서도 '왠지 호주에 왔으니까'하며 여러 번 먹었던 음식이 바로 피쉬앤칩스이다. 호주에서 지냈던 1년 동안 퍼스에서 정말 많이 먹었던 이 음식은 10년 뒤 다시 찾은 시드니에서 맥주를 마실 때면 꼭 생각났던 메뉴였다. 모든 튀김이 그렇듯 뜨끈할 때 맛있는 피쉬앤칩스에 레몬즙이나 식초를 가득 뿌리고 바삭한 튀김옷을 지나 보들보들 흰 생선 살을 씹을 때면 아는 맛인데도 그렇게 맛있었다.


건강한 피터의 집 밥과 맛있는 아시안 음식들을 항상 먹으면서도 놓치지 않았던 메뉴가 바로 피쉬앤칩스이다. 이번 시드니 여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집 세 군데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No.1 도일스 비치 레스토랑

Doyles on the Beach Restaurant



Doyles on the Beach Restaurant

Lunch: Mon - Fri 12pm - 3pm / Weekends 12pm - 4pm

Dinner: Sun - Thur 5.30pm - 9pm / Fri - Sat 5.30pm - 9pm


Doyles on the Wharf Takeaway

Daily 10am - 5pm



친구들과 같이 왓슨스 베이로 가는 날 페리에서부터 도착하자마자 도일스의 피쉬앤칩스를 먹어야 한다며 친구들은 들떠있었다. 배고플 때 먹어야 맛있다며 일부러 점심시간에 맞춰 페리를 탔을 정도였다.


1800년 초에 왓슨스 베이에 자리 잡은 도일스 가족은 현재 Doyles on the Beach Restaurant 자리에 작은 오두막을 짓고 생선을 팔았고 나중에는 작게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그들의 손녀가 같은 자리에 레스토랑을 열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도일스 와프 테이크어웨이는 왓슨스 베이에 도착한 페리에서 내리면 와프위에 있는 작은 건물이 바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테이크어웨이만 가능하다. 도일스 비치 레스토랑은 이름처럼 와프를 벗어나 왓슨스 베이 해변가 위에 위치해 있다. 페리에서 내린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도일스 식당으로 향했고 우리도 그 뒤를 따랐다.


야외 공간이 아주 예쁘게 꾸며져 있었는데 예약하지 않으면 해변가 자리에 앉을 수 없었고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음식이 나오는 데에도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적함을 즐기려고 페리를 타고 왔는데 이렇게까지 밥을 먹어야 하나 싶어 조금 답답했다.


이 집 피쉬앤칩스는 양이 정말 많았는데 큰 생선 조각이 세 개나 있었고 얇은 감자는 얇은 프렌치프라이였다. 튀김옷은 살짝 두꺼운 만큼 바삭함과 고소함이 더했다. 호주인 친구들이 왓슨스 베이 하면 꼭 가야 된다고 추천해 준 집인 만큼 맛있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산만해서 음식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같이 주문한 아보카도 샌드위치도 정말 맛있었는데 피쉬앤칩스만 먹기 느끼할 때 함께 주문하면 좋을 것 같다.






No. 2 본다이 서프 시푸드 Bondi Surf Seafoods



Bondi Surf Seafoods

Mon-Sun 9am-9:30 pm



본다이 정션 쇼핑몰에서 하루 종일 박싱데이 쇼핑을 마치고 해변에서 남은 오후를 보내기 위해 본다이 비치로 향했다. 지친 몸으로 본다이 비치에 도착했을 때 투박한 모습에 이끌려 이 집에 들어갔다. 입구부터 쭉 늘어서 있는 신선한 해산물 진열대를 지나면 직원분들이 빠른 속도로 주문을 받는다. 주문과 동시에 생선과 감자를 빠르게 튀겨내고 화려한 손목 스냅으로 소금을 골고루 뿌려 포장해 주는 모습이 동네의 친근한 식당 같은 느낌이었다. 가격은 소박하지 않았지만 나름 런치 스페셜 세트도 있고 양도 아주 많아 이해할만했다.


종이에 투박하게 싼 피쉬앤칩스를 가게 한편에서 먹었다. 생선 튀김이 바삭한 건 기본이고 튀김옷이 내 기준에서 딱 적당했고 통통한 감자도 마음에 들었다. 이 날은 칼라마리도 같이 주문했는데 매번 먹던 대구와 다른 쫄깃한 식감이 입맛을 더 돋우어주었다. 아저씨가 고도의 손목 스냅 기술로 뿌려주는 소금이 골고루 베여있어 간도 과하지 않았다.


포장해서 바다를 바라보며 밖에서 먹고 싶었지만 갈매기가 무서워 실내에서 먹고 나가기로 했다. 바에서 걸터앉아 먹어야 했는데 편안하게 앉아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시장 한편에서 먹는 듯한 나름의 매력이 있는 곳이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분들을 보면서 고소한 기름 냄새도 맡고 바닷물에 젖은 채로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들로 가득한 이 가게의 바이브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가장 맛있게 먹고 싶다면 해변에서 한참 태닝 하다가 바다에도 몇 번 들어갔다 너무나 허기가 질 때 이 집을 찾으면 될 것 같다.






No. 3 MCA 카페 MCA Café



MCA Café

Daily: 10am–5pm (last orders 4.30pm)

Wednesdays: 10am–9pm (last orders 8.30pm)



시드니 현대 미술관 MCA 카페의 피쉬앤칩스는 내 인생 피쉬앤칩스가 되었다. 이 카페의 피쉬앤칩스는 이번 한 달 살기를 하면서 먹어본 피쉬앤칩스 중 가장 맛있었는데 런던 여행 갔을 때 먹어봤던 피쉬앤칩스 챔피언보다도 더 내 입맛에 맞았다. 뜨끈할 때 먹으면 당연히 맛있는 피쉬앤칩스라서 그런지 런던에서 먹었던 피쉬앤칩스 챔피언 집도 다른 집들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집은 그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피쉬앤칩스였다.


피쉬앤칩스를 자주 먹었지만 튀김이라서 맥주랑 곁들여도 끝까지 다 먹기가 어려웠는데 MCA 카페의 피쉬앤칩스는 맥주 없이 마무리했다. 먼저 생선의 튀김옷이 살짝 식었을 때에도 바삭했는데 반죽에 시드니의 유명한 수제 맥주인 영헨리스 맥주를 넣는다고 한다. 개운한 맛이 있었던 케이퍼 알리올리 소스는 식초나 레몬 이외에 다른 소스를 안 찍어 먹는 내가 리필도 하고 싶었을 정도로 튀김으로 느끼한 입맛을 상큼하게 잡아주고 흰 살 생선 하고도 잘 어울렸다. 살짝 옆에 올라간 루콜라가 어마어마한 킥이었는데 살짝 쌉쌀한 맛이 튀김의 고소함과 너무 잘 어울리면서 느끼함도 잘 잡아주었다. 다른 가게에 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 완벽했던 피쉬앤칩스와 루콜라의 조화였다. 이 모든 삼박자가 제대로 어우러져 파인트 정도 되는 맥주 없이는 절대 한 조각 이상 먹지 못했던 생선 튀김을 혼자 무려 맥주 없이 두 조각을 먹게 해 주었다.


MAC 카페에서 주문한 다른 음식도 너무 맛있었는데 피쉬앤칩스와 함께 한 입씩 먹는 순간 친구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술관에 있는 카페에서 이렇게 요리를 잘할 일인가 싶었다. 시드니 현대 미술관 근처에 사무실이 있는 친구 회사 사람들이 MAC 카페의 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했는데 왜 그런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우리가 MCA 카페에서 맛보았던 다른 메뉴는 퓨전 아시안 메뉴 중 하나인 비빔밥이었다. 비트 루트, 무, 미역, 아보카도가 들어간 생소한 조합의 비빔밥이라 망설였는데 내가 한국인이니까 먹어야 한다며 친구가 강하게 주장을 펼치는 바람에 주문했다. 너무 낯선 맛일 거 같아 시도도 안 했는데 아주 맛있게 먹는 친구 모습을 보고 한 숟갈 입에 넣어보니 맛있는 간장 소스에 비벼진 밥이 다른 재료와 완전히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았다.


창이 크게 오픈되어 있고 테라스도 있는 MCA 카페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함께 보여 식사 후에 좋은 사진도 많이 남길 수 있다. 현대미술관 관람을 하지 않아도 MCA 카페에서 좋은 뷰를 즐기며 맛있는 식사를 한 번 하는 것도 시드니에서 추천할 만한 코스이다.


우리가 갔던 날엔 하필 그동안 봤던 크루즈 중에서도 가장 큰 배가 정박 중이라 오페라 하우스가 가려졌다. 날씨도 흐릿흐릿해서 기대만큼 마음에 드는 사진은 못 찍었지만 감동스러운 피쉬앤칩스와 신선한 충격을 준 비빔밥을 맛본 경험이 충분히 아쉬운 마음을 달래 주었다.






호주를 여행한다면 꼭 한 번은 맛보아야 할 피쉬앤칩스, 맛있게 즐겨보자 :)













12월 여름 여행

싱가포르 & 시드니 한 달 살기


바르셀로나의 축축한 겨울이 유난히 싫었던 그 해 12월, 뜨거운 태양을 즐길 수 있는 시드니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로 21시간이 걸리는 시드니를 가는 길에 싱가포르에서 잠시 쉬어갔다. 시드니에서는 가장 힙한 동네인 뉴타운의 에어비엔비에서 한 달을 머물면서 시드니와 그 주변을 여행했다. 시드니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고 그들 덕분에 시드니와 호주를 10년 전에 여행했을 때 보다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머리와 마음이 같이 리프레시 되었던 12월의 여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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