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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Aug 08. 2016

[호주] 커피 초보가 들려주는 호주 커피 이야기

호주 카페 아르바이트 1년 경험으로 쌓은 커피 지식






Coffee /ˈkɒfi/ : a hot drink made from the roasted and ground bean-like seeds of a tropical shrub.


나에겐 커피=스타벅스라는 공식이 있었다. 나는 어릴적부터 미국 영화배우 아담 샌들러의 팬이였다는 이유로 미국을 너무나 동경했고, 미국에 관한 모든것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한잔 시켜놓고 할일을 하거나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고, 스타벅스에서 알바를 해보는것이 내 버킷 리스트에 적혀있었다.




그렇게 나는 커피에 관심이 많았지만, 커피에 관한 지식이 없었던 꿈만 큰 학생이였다. 2011년, 스무살이 되어 호주에 도착했고, 퍼스에 스타벅스가 없다는 사실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그렇게 스타벅스를 잊고 커피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살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나는 자신에게 나의 영어이름 '헤더'를 지어주었고, 나의 친구들은 그때부터 나를 헤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나는 퍼스에 다시 돌아왔고, 일자리를 구하던 중 카페에 이력서를 넣었고 All-rounder의 포지션으로 운이 좋게도 연락이 와서 일을 하게 되었다. 커피를 만들줄도 모르던 나인데, 내가 이력서를 주러 갔을때 매니져가 나를 좋게봐서 트라이얼을 하고 바로 합격! 커피를 배울 수 있는, 나에겐 정말 좋은 기회였다.



아이돌 사진 대신 아담 샌들러의 영화 포스터가 붙어있던 내 방


몇개월이 지나 카페에서 커피 만드는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라떼 아트는 만들수도 없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나를 뽑았던 매니져는 나를 믿어줬고, 항상 가게가 바쁘지 않으면 커피 만드는 연습을 하라고 넌지시 말을했다. 덕분에 나는 계속해서 커피 만드는 연습을 했고, 그렇게 조금씩 커피에 대해 알아갔다. 


가장 놀랐던건, 호주 사람들은 라떼 아트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카페에 앉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커피를 한잔하는 그 자체를 즐기는 듯 했다. 내가 한창 커피 만드는것을 연습할때 가끔은 정말 못생긴 아트가 나왔고 나 자신도 그 커피를 서빙하는게 부끄러울 정도였는데, 손님들은 커피가 맛있다며- 고맙다며- 심지어 한잔을 더 시키는 손님도 있었다.


처음에는 주문이 들어온 커피를 만드는것이 부담도 되었지만, 자꾸 만들다 보니 손에 익었고, 나도 커피에 대해 알게되니 점점 흥미가 생겼다. 그러고 얼마나 많은 커피의 종류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서론이 너무 길었나? 

지금부터 호주 커피 초보가 들려주는 커피 이야기를 해보겠다.


호주 카페에 일을 하고 있으면 한국인 손님들이 찾아오셔서 대부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셨다. 그래서 호주에 여행을 간 한국 분들이 더 많은 종류의 커피를 시도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짧게 호주 커피에 대한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내가 일했던 카페의 기준으로 적는거라 레시피가 다를수도 있습니다.


우선, 호주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커피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있다. 보통 주문을 할 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우유를 고를수가 있는데 우유의 종류에는 크게 


- Soy Milk (두유)

- Almond Milk (아몬드 우유)

- Skim Milk (무지방 우유)


그리고 보통 우유가 있다.


커피에 넣을 시럽도 아래와 같이 추가할 수가 있다.


- Caramel Syrup (캬라멜 시럽)

- Vanilla Syrup (바닐라 시럽)

- Hazelnut Syrup (헤이즐넛 시럽)


또한 커피를 Take away 할 때 , 원하면 미리 설탕을 어느만큼 넣어달라고 할수있다.

설탕이 싫다면,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설탕) 이퀄을 넣어달라고 하면 된다.


설탕보단 시럽을 추가하면 커피의 맛이 더 은은하게 나서 개인적으론 시럽을 넣는게 더 좋았다.


자, 이제 호주 커피의 종류를 알아보자!


플랫 화이트 (Flat White): 호주인들이 정말 많이 마시는 국민커피. 커피 1샷 + 우유 + 아주 아주 적은 거품

카푸치노(Cappuccino): 누구나 알 만한 커피 카푸치노. 커피 1샷 + 우유 + 많은양의 거품 + 초코 파우더

라떼(Latte): 커피 1샷 + 우유 + 플랫 화이트와 카푸치노의 중간정도의 거품

롱블랙 (Long Black): 컵에 반이 넘는 뜨거운 물 + 커피 2샷. 호주에서는 '아메리카노' 라는 표현을 안쓰고, 롱 블랙이라고 부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싶다면 "Can i please have iced long black?"이라고 하면 된다. 

롱 마끼아또 (=롱맥, 보통 롱맥은 Topped up과 3 quarters 둘 중 하나 인데 Topped up은 우유를 컵 끝까지 가득 붓는것이고 3 quarters은 3분의 2정도까지 우유로 채우는 것): 커피 2샷 + 우유

숏 마끼아또 (=숏맥): 커피 2샷 + 아주 적은 거품

모카 (Mocha): 커피 1샷 + 우유 + 초코시럽 + 초코 파우더

에스프레소 (Espresso) or 숏 블랙: 커피 1샷


위의 커피들이 호주의 기본적인 커피의 종류들이다. 자, 이제 호주 카페에 가서 다양하게 자기 입맛대로 커피를 시켜보자. 카페에 일하면서 나는 카푸치노 + 설탕2개에 중독이 되어 매일같이 커피를 만들어 마셨고, 헤이즐넛 라떼에 한동안 빠져 매일 라떼를 만들고, 현재는 모카에 빠져있다. 요즘은 하루에 커피를 한잔이라도 안 마시면 안 될 정도로 커피에 매력에 푹 빠져있다.



그렇게 나는 호주 카페에서 1년이란 긴 시간을 일하며 커피뿐만이 아닌 카페일에 대하여 많은것을 배웠고, 그렇게 커피를 배우고자 했던 나의 버킷 리스트를 이루었고 호주 사람들의 카페 취향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우리 카페의 대다수 단골 손님들은 매번 똑같은 커피를 시켜, 나중에는 그 손님들이 어떤 커피를 주문할지 외울정도였다. 그래서 손님들이 오면 내가 먼저 알아서 '너 그 커피 시키려고?' 하면 손님들도 '내가 맨날 똑같은 커피를 시켰지? 하하하' 하면서 웃으셨다. 


호주 사람들에게 커피는 그들의 일상 생활속에 깊게 자리잡은 하나의 문화인 것 같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오늘의 신문을 읽거나, 책을 한권 읽거나, 주말엔 친구들과 연인들과 가족들과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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